시인시각 2011.여름

기획연재 | 아시아 지도자의 시 2
송희복-중국의 현대사, 모택동의 시사詩詞에 깃들다

젊은 시인을 찾아서
신미나―이무기 외 2편
홍종화―담쟁이 一家 외 2편
작품론 | 오홍진
감각의 뒷면, 혹은 삶의 음각陰刻

제5회 시인시각 신인상 당선작 발표
홍순영―우리, 풀밭 위의 식사를 할 수 있을까요 외 4편
김은후― 樂器 외 4편
심사평―이운진 김충규 조동범 김정남 유미애

이운진의 시 편지
눈물처럼, 입술처럼

조명-박용하
신작시 영희에게 외 4편
산문 시인일기
작품론 김정남 | 불이법문不二法門의 세계

신작시
이수익-찬물에 손을 씻다 외 1편
김명인-살 외 1편
차영호-송이 외 1편
장석남-귤 외 1편
서규정-경주 남산 외 1편
정채원-장미의 배경 외 1편
이재훈-주술적 인간 외 1편
안차애-나는 진화의 산물이다 외 1편
윤성학-화석표본 외 1편
안명옥-눈물 외 1편
정 겸-그네 외 1편
김남극-자작나무 숲으로 가서 외 1편
김화순-보헤미안 랩소디 외 1편
박소원-세월은 나만 데리고 외 1편
이채민-중독 외 1편
김경성-젖꽃판이 꽃이었다 외 1편
김기상-꽃풍수 외 1편
김우섭-송현동 외 1편
김금아-머그잔 외 1편
정충화-공존은 이상인가 외 1편
김영애- ‘그 너머’ 칠면조를 보여줄까 외 1편
이주언-몸의 기억력 외 1편
이화영-마녀 백설공주 외 1편
최계순-벽장 안에 여우가 산다 외 1편
오주리-실어원失語園 외 1편
이난희-스웨덴 Tag를 읽는 여름 외 1편
권민경-탈의실 외 1편

제1회 시인시각작품상 후보작
공광규-모텔에서 울다
이홍섭-입술
최정란-지하철 손잡이들
기 혁-마네킹 스트릿

계간평
조동범―우리들을 극복하는 우리들의 언어-80년대생 시인들의 새로운 가능성

시집들
김제욱 | 삶을 마주하는 두 시선
―김태형 시집『코끼리주파수』
―배영옥 시집『뭇별이 총총』

주영헌 | 마음과 마음 사이
―김자흔 시집『고장 난 꿈』
―문창갑 시집『코뿔소』

탈의실

권민경


등의 지퍼를 열면 밤과 낮이 갈리고
들리지 않는 리듬으로 하늘은 돌지
낡은 몸을 벗어놓고 멀리 가고 싶어
새 몸이 닳을 때까지 맴돌고 싶어

늘어서 있는 문
아무 칸이나 벌컥 여는 오늘
이번 생을 머리 위로 뒤집어 벗으면
벌거벗은 새빨간 몸이 드러나지
가죽 없는 꿈을 끌어안으면
상처에 새살이 돋네
딱지 앉은 곳마다 솟아나는 팔다리
바람을 헤집고 수레바퀴처럼 돌아가네
수백의 다리가 맨땅을 밟아 새 길을 내네
길을 달리던 몸이 커다란 새처럼 떠오르지
하늘까지 이어지는 지도를 따라
내 뒤를 쫓는 별들과 누군가에게 불리는 모든 종류의 이름
밤과 밤사이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에서 태어난
작은 얼굴들

얼굴은 포옹을 벗고 멀리 가고 싶지
멀리 외출해서 낯선 목소리로 불리고
새로운 표정 짓고파
그 여러 개의 몸뚱이가 사랑스러워서
오래오래 거울에 비추고 싶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