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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71599004007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19-06-01
책 소개
목차
시
김순희 - 해피 버스데이 / 임진각
김영애 - 진열된 의식 / 봄은 아프다
김은미 - 가시 /저녁의 꽃들
김효정 - 투영된 봄 / 여백에 담다
박경자 - 혈연에 관한 보고서/ 팥 이야기
박선희 - 그 여름의 결핍 / 닮은꼴들
박인숙 - 이명/ 수묵화 그리기
박주영 - 겨울 숲/ 리시버 사용법
성영희 - 아름다운 대칭 / 손가락 지휘
원기자 - 어떤 기념일 / 달빛 수묵
윤경예 - 깨를 볶는 집 / 빗소리와 흰 개
윤은진 - 깽깽이풀 / 얼음꽃
이수연 - 홍운탁월 / 청진동, 바람
이숙희 - 꽃의 배후/ 스프링
이월순 - 목화다래/ 씨름판
이 진 - 데칼코마니/ 수박
이타린 - 지경 / 재활용장 근처
임순분 - 봄의 소리 / 백두산
정경용 - 문갑 / 모란의 정오
정 숙 - 횡단열차/ 분홍 바늘꽃
정연희 - 소금쟁이 / 파이프오르간
정영미 - 바람 숲/ 아름다운 동행
조수선 - 말없이 서 있어도/키 작은 이의 비애
최미향 - 광장에서 / 피어싱
최분임 - 첫사랑/ 부활초
최승아 - 시계초 / 새우깡 한 봉지를 먹어 치웠다
추영희 - 카비악의 시간 / 2014호
채 움 - 먼지의 일기 / 별잠
한명숙 - 경칩 / 내리막길
홍성남 - 북정마을1 / 내간
수필
강미애 - 마음으로 말을 걸어오는 순간
고옥란 - SIZZLE
김덕임 - 봄의 길목에서
김상기 - 파래 김 한 장
김선자 - 금
김창희 - 아프다는 것
노기화 - 손편지 쓰는 사람들
박경옥 - 3월, 그 바람꽃 같은
박소언 - 시인의 골방
박애자 - 부란병
서정화 - 그 늘
석성득 - 도리
성윤숙 - 덕질댁 부엌
송주형 - 어떤 프러포즈
신현임 - 그녀의 꽃밭
안해영 - 베개와 잠
윤영순 - 사랑이
이갑순 - 외할머니 가설
이광순 - 물들다
이상수 - 외당
이영옥 - 억울한 왜가리
이혜경 - 엄마의 종달새
장보민 - 와가와가에 뜬 달
정옥경 - 코골이밥솥
차갑수 - 늙어감에 대하여
최선자 - 꿈
추경선 - 꽃 진 자리에 또 꽃은 피고
동시
김성녀 - 놀이동산/억새풀 바다
권영을 - 사랑/행복한 병아리
김윤옥 -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민겨/울면 바보 되지?
마윤일 - 아빠 마음/반딧불이
오성순 - 바느질/나비효과
유영희 - 딱풀/평창 장날
이진숙 - 나무 달리기/사과
전자윤 - 할머니의 공책/얼룩말
정명희 - 우리 반, 박사님들/귀 밝은 게
정미경 - 정말 무서운 건/봄의 복사기
최정희 - 지구를 잡고/까꿍 놀이
동화
김두례 - 엄마 생각
김솔립 - 오빠는 털북숭이
김주은 - 숲속에 옹달샘이 있었대
박혜원 - 우주의 친구들
송방순 - 저 산 너머에는
신수나 - 아빠가 셋!
신양진 - 황사 마스크
정지우 - 미나의 빨간 망토
조계향 - 우리 아빠 약
소설
김미희 - 너의 가장 찬란한 순간
김선영 - 절세가인 수로
유정아 - 사라진 웃음
이병숙 - 태풍전야
전이영 - 당신생각이 떠나지 않습니다
정이수 - 먼 바다
현정원 - 제 집에 묶인 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꽃잎에 입술을 포갠다
나비가 빠져나간 꽃방은 비어있고
녹아내릴 듯 현기증이 인다
사랑을 잃고 동맥을 긋던 면도날처럼
처연한 꽃 이파리에
눈길[視線]을 베이고
초침이 멎은 시계를 차고 입술을 달군다
휘청거린다 포갠 흔적이 두려워
도마뱀처럼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고 싶다
쥐가 난 뒷걸음, 보드라운 입맞춤
눈을 감은 사이
숨 막히는 속박
금지된 진보라 보라
꽃샘에 갇힌 향기
뒤집어진 주머니의 동전처럼
삼지사방 흩어진다
떨림으로 여름을 건너는 꽃잎
한때 세상은 간곳없는 사랑, 모란의 입술
겨우내 움츠려들었던 순결한
목을 뺀 첫 입맞춤
-정경용 「모란의 정오」 전문
일상의 아름다움은 발견에서 나온다. 살아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해내야 할 때, 버텨내야 할 때도 있다. 도무지 긍정하기 힘든 순간들도 많다. 이러한 삶의 고비를 넘다 보면 잊어버리기 쉬운, 항상 곁에 있는 것들을 되짚어 보고 싶어진다. 사람들이 다른 이의 일상에서 위안을 얻고 때로 응원을 보내는 이유는 뭘까. 세상이 주목하지 않는 사소한 순간을 발견하고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긍정적 태도가 스며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상을 예술로 바꿔놓는 힘은 관찰과 발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카메라의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본다. 관찰하고 발견한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 멈춰 서서, 작은 꼬마 아가씨를 찍었다. 그리고는 엄마의 손을 잡은 귀여운 아이의 미소 띤 인사를 받았다. 작은 해프닝이고 별일은 아니다. 사실 우리의 삶이란 것은 많은 고민과 상념들이 마음을 휘젓는다. 그러다 보면 작은 아름다움은 잊히기 마련이다. 행복은 현재의 소소함에 집중하는 것이다. 본능은 초조한 욕망으로 마음을 유혹하고 이끈다. 무작정 그것에 온 신경을 이끌리기보다 찬찬히 지금을 음미하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별 감흥이 없던 일도 행복으로, 조그만 기쁨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강미애 「마음으로 말을 걸어오는 순간」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