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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집
· ISBN : 9784908526589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4-11-01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2000년대 초, 그러니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다릴 때 고개를 숙인 채 손바닥 위의 스크린을 보고 있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지하철역에서, 일찍 도착한 교실에서,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카페나 길거리에서. 우리는 그저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함께 기다리는 사람을 만날 때면 웃으며 안부를 묻고 서로 인사하곤 했다. 이 시리즈는 아마 사람들이 아직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시절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마침 그 무렵의 나는 어렸고, 태어난 곳을 떠나 외국에서 막 공부를 시작해 무엇이든 배우려 노력하고 있었고, 미국의 다른 곳도 아닌 LA에, 게다가 캠퍼스 안에 있는 기숙사에서 졸업할 때까지 차 없이 살았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비행기와 차를 갈아타며 열 시간 걸리는 곳에 있는, 그와 똑같은 문신을 하고 있다던 누군가의 가족 이야기. 고향에는 아무것도 없는 도로 주변에 덩그러니 자신이 근무하던 펍이 있었다고. 그곳엔 아주 가끔씩만 사람이 지나가기 때문에 카운터에 하염없이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도시로 떠나는 꿈을 꾸었다던 누군가의 이야기.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는 뉴욕 5번가에 있다던 누군가. 그가 친구 가족과 놀러간 뉴욕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보았다던, 야자수에 장식된 트리가 아닌, 눈 내리는 뉴욕의 크리스마스 트리 이야기. 금요일 밤 클럽의 이야기. 그때 스물 몇 살의 내가 끝내지 못한 시험공부나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뒤로하고 학교 밖 어딘가로 나가보았다면 그 시절의 나는 이런 사진을 찍지 않았을까. 그렇기 때문에 이 풍경들은 내게 존재한 적 없는 노스텔지어다. 회복기간 동안 침대에서 기억과 상상을 언어로 바꾸어 풍경을 만들고 한 세계를 그리며 이건 언제까지 계속될까 자문한다.
그 순간 마치 대답처럼 떠오른 책 속의 한 문장을 바꾸어 제목으로 붙였다:
"더이상 꿈꾸지 않게 될 때까지 ( Until You Left Off Dreaming About)."
떠올랐던 문장은 오래 전 읽은 책의 한 부분, 보르헤스의『픽션들』중,「원형의 폐허들」 첫머리에 인용되어 있던 루이스 캐롤의 문장이다.
"언젠가 그가 너를 꿈꾸기를 멈추어 버린다면 (And if he left off dream about you)"
- Until You Left Off Dreaming About 일부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