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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01074610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07-12-12
책 소개
목차
1806년 마카오에서 단치히까지 테메레르와 로렌스의 이동경로
1806년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 부근 지도
1806년 프러시아 및 주변 지도
제1부
제2부
제3부
*1806년 4월 영국왕립협회 철학회보에 실린 편지의 발췌문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연도표
리뷰
책속에서
새벽녘 그들은 둔황(敦煌)의 푸른 오아시스를 떠났다. 짐을 실은 낙타들이 발을 옮길 때마다 목에 걸린 방울에서 땡그랑땡그랑 종소리가 났다. 낙타들은 날카롭게 그림자가 진 모래 언덕에 길고 부드러운 털이 난 평평한 발로 발자국을 남기며 마지못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햇빛에 비친 면은 하얗고 그 너머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담갈색 모래 언덕은 마치 펜과 잉크로 그려놓은 대양의 파도 같았다. 승무원들은 테메레르에게 한 번에 한 마리씩 낙타를 잡아먹게 했고, 그들은 북쪽과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지그재그로 나아갔다. 행렬의 발자국 뒤로 테메레르가 잡아먹은 낙타의 뼈가 한 무더기씩 남겨졌다.
--- 제3장
테메레르는 몸을 꼿꼿이 세우고 얼굴 주변의 막을 활짝 펼치며 나지막하게 으르렁거렸다. 일종의 경고였다. 테메레르는 야생용들에게 곧장 신의 바람을 쓰진 않고 나지막하게 으르렁거릴 뿐이었지만 그 진동만으로도 로렌스는 뼈가 덜덜 떨릴 지경이었다. 야생용들도 그 진동에 움찔했고 얼굴에 주홍색 반점이 있는 대장 용은 뿔을 얼른 늘어뜨리며 다른 야생용들과 함께 놀란 새처럼 골짜기 위쪽으로 휙 날아올랐다.
당황하고 실망한 테메레르가 말했다. “흠. 난 아직 공격도 안했는데.”
주변의 산맥을 타고 테메레르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계속 메아리쳤다. 그 소리는 하나씩 겹쳐지며 원래 소리보다 증폭되어 우레처럼 울려퍼졌다. 그리고 산봉우리 부분이 부르르 떨리더니 그 위에 얹혀 있던 눈과 얼음판이 미끄러져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 눈과 얼음은 원래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장엄하고 우아하게 내려오다가 별안간 거미줄처럼 쫙 갈라지며 산비탈을 가로질러 확 퍼져나갔다. 그리고는 구름처럼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맹렬한 속도로 산비탈을 타고 야영지 쪽으로 내려왔다.
--- 제4장
그 순간 로렌스는 그 자의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옆에 있던 바데나워가 발작적으로 로렌스의 팔을 꽉 움켜잡으며 소곤거렸다. “나폴레옹입니다.”
충격을 받은 로렌스는 주변을 살피고는 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덤불 가까이 목을 내밀었다. 영국 신문에서 늘 묘사하던 것과는 달리 저 코르시카인은 특별히 왜소한 편은 아니었고 다부진 체격이었다. 활기찬 표정으로 커다란 회색 눈을 빛내며 서 있는 나폴레옹. 그의 얼굴은 찬바람을 맞아 약간 홍조를 띠고 있어서 잘생겨 보이기까지 했다.
--- 제13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