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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01074993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08-03-20
책 소개
목차
인생 2모작을 시작하며
허공과 함께 걷다
눈 없는 겨울
나무농사
감나무 마을
뜸부기
초보 할아버지
나무의 법칙
청와대 독탕
인사동 골목에서
나무의 키를 재다
물 위의 나무
논길
용문사 은행나무
라일락이 피면
어머니의 당부
봉창
나무살이
오누이 나무
독수리 바위
마음에 달렸더라
고속도로와 자작나무
구름과 입을 맞추다
손님
뜬구름
갯벌에서
만고풍상의 흔적
송홧가루
니콘 FM2
아버지의 재방송
이름 없는 꽃인들
여름 공포
가을 노을
주남저수지
제주의 깊고 푸른 밤
허공을 찍다
바람의 손을 잡다
아, 그날
빈손
난 아직 어리다
검정 고무신
올무의 추억
벙거지
비보이를 사랑한 버드나무
봄눈
덕적도 가던 날
까는 날
홍송
해인사 가는 길
사진은 만들어진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세상 모든 나무는 합리적이고 경우가 밝다. 겉으로 보기엔 별 생각 없이 나뭇가지들을 하늘을 향해 벌려놓고 있는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아무리 설 자리가 비좁아도 남의 가지 안으로 팔을 들이민다든지 하는 식은 결코 없다. 나도 살아야 하지만, 상대편도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한 햇빛을 향해 위쪽으로만 뻗어나갈 따름이다. 당연히 더 이상 열매를 만들 이유도 없다. 지금 서 잇는 식솔만으로도 겨우겨우 햇빛을 나눠 먹는 판에 새로운 씨앗을 뿌려놓는다면 종당엔 모두가 질식해 죽을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현실적인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번식은 유보될 수밖에 없다. 대신 뚝뚝 떨어져 있는 놈들은 마음껏 팔을 벌려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매를 매닮으로써, 종족보존의 의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즈이들끼리 회의를 하는 것도 아닐 텐데, 어쩜 그런 공식과 원칙이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순환되는 것일까? - 본문 75~76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