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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40714780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5-07-24
책 소개
목차
[Part 1. 시에게서 나에게로]
나의 첫 시
연덕 : 치열하고 우스꽝스러운 이별 앞에서
우근 : 하나의 우산이 낯설어질 때
나에게 시는
연덕 : 모난 내가 누울 곳
우근 : 사물과 관계 맺는 아주 작고 사소한 행위
읽기의 순간들
연덕 : 방 안에서도 엄청난 보폭을 지닌 것처럼
우근 : 눈 내리는 시속 250km 겨울 기차에서 시집 붙들기
시 쓰기가 나에게는
연덕 : 새 사진 앨범 만들기
우근 : 단어를 설치한다는 것
[Interlude 시, 이렇게 읽어보세요]
Q .01 : 시를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Q .02 : 제목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Q .03 : 시의 감상을 표현하지 못하겠어요
Q .04 : 시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어려워요
Q .05 : 내가 제대로 읽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Q .06 : 어떤 시집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Part 2. 나에게서 시에게로]
도시에서, 그리고 자연에서
연덕 : 무언가 깨지며 내 안에 새로운 자연이 만들어질 때 - 황인찬 <건축>
우근 : 도시의 공원을 따라 산책하다가, 우연히 벗어나보기 - 김리윤 <미래 공원의 사랑>
실내에서, 그리고 실외에서
연덕 : 문을 닫은 뒤, 펼쳐지는 깊은 실내의 세계 - 마윤지 <작게 말하기>
우근 : 동시대적인 사람이 되어서 걷기 - 안태운 <행인들>
일상에서, 또는 사라진 공간에서
연덕 : 지루하고 조용한 일상에서 아주 자세해지기 - 조해주 <좋은 하루 되세요>
우근 : 기억하는 기쁨, 기억되는 슬픔 - 김복희 <느린 자살>
세계에 없는 공간에서
연덕 : 절망 속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마음이 나아가는 곳 - 차도하 <안녕>
우근 : 당신의 옆구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껴 있습니까 - 문보영 <옆구리 극장>
리뷰
책속에서
오늘 태어나 단 하루를 산 갓난아이도 원하는 것이 있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화가 나거나 슬픈 순간이 있고, 생각지 못한 기쁨이 있고, 천천히 혹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가는 장면이 있고,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행복이 있어요. 시는 그렇게 겹쳐지지 않고 합쳐지지 않는, 손에 쥐려 할수록 빠져나가는 투명한 액체와 같은 모든 순간입니다. 당신의 삶 속에는, 당신의 이야기 속에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가 깃들어 있어요.
사랑에 의해 수많은 각도와 모양으로 깎여나갈 저의 내면을 얼른 들여다보고 싶다는 조급함과, 이미 다 겪었으니 뒷짐 진 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나른함이 충돌했습니다. 쓸데없는 싸움을 하는 제 안의 목소리들을 친구나 가족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웠죠. 다만 시집을 펼쳐 읽으면 사랑에 대한 그런 저의 불안과 갈급함이 전부 이해받는 기분이 들었어요.
나만 이상한 건 아니구나, 나만 무언가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건 아니구나, 나만 내가 부끄러운 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시는 혼란하게 뒤엉킨 저의 시간대, 촉수처럼 사방에서 뻗어 나오는 저의 힘없는 욕구들을 잠깐 잠재워주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