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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01097701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09-06-26
책 소개
목차
삶을 포기하려는 자 / 나는 누구인가? / 인간으로서의 고뇌 / 마음을 열다 / 꿈을 파는 세계로의 초대 / 인간이라는 존재를 노래하는 시인 / 한 점의 쉼표 / 꿈을 꾸는 사람들 / 바르톨로메우의 놀라운 꿈 / 내 집은 이 세상이오 / 미치광이들의 모임 / 작지만 용감한 제비 / 꽃이 져야 열매를 맺는다 / 장례식장에 기쁨의 미소를 / 자아를 사랑했던 자, 기적을 행하다 /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 / 삶은 언제나 축제다 / 꿈과 행복이 가득한 보물창고 / 적에게 가장 치명적인 복수 /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 / 망토 속에 숨어 있는 유령 / 여자는 고귀했다 / 아름다움은 전형화될 수 없다 / 편견의 늪 / 나비와 누에고치 / 껍데기에서 나오다 / 국경 없는 인간 / 당신이 바로 노동자요 / 자신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꽃은 없다 / 희대의 사기꾼
현자인가, 미치광이인가 /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리뷰
책속에서
하지만 이미 난 내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어. 이젠 희망이 없다고…….”
그러자 남루한 차림의 낯선 남자가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고? 혹시 자살이 세상에서 가장 불공정한 선고라는 건 알고 있소? 자살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변호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바로 사형선고를 내리지. 왜 자신에게 반박할 권리를 주지 않지? 왜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똑바로 응시하고 염세적인 생각에 저항하며 싸울 권리를 주지 않는 거요? 그래, 살 만한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쉽겠지. 정말 당신은 자기 자신에게 불공정한 사람이오!” ―본문 중에서
“내가 나약하다고 생각하오?”
정신과 의사가 말을 더듬었다.
“모, 모릅니다.”
“당신 말이 옳소. 난 나약한 사람이오. 자신의 한계와 나약함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학계나 직장에서 권위 있는 존재가 될 자격이 없으니까. 그러는 당신은 어떻소? 나약하오?”
스승이 날카롭게 물었다.
“그, 글쎄요…….”
그가 우물쭈물하자 스승이 다시 물었다.
“어떤 정신치료법을 연구했소?”
나를 매혹시켰던 스승이 내뱉은 질문에 나 역시 놀랐다. 그 질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신병을 치료하는 의사는 근엄한 태도로 대답했다.
“프로이트 이론을 연구했습니다.”
“그거 한번 멋지군. 그렇다면 심리학 이론이 더 복잡하오, 한 인간의 마음이 더 복잡하오?”
정신과 의사는 잠시 생각하다가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며 말했다.
“심리학 이론은 인간의 마음을 분석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을 더 하겠소. 심리학 이론에 관한 책들을 모조리 찾아 읽으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오?” ―본문 중에서
“혹시 여러분 중에서 심각한 건망증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소? 기억력 감퇴로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소?”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을 들었다. 모두들 약속이나 일상정보, 전화번호, 물건을 놓았던 자리, 사람들 이름 등 많은 것을 쉽게 잊곤 했다. 그러자 스승은 편안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자동차 키를 냉장고에 넣어놓고 온 집 안을 샅샅이 뒤지기도 할 거요.”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안경을 쓰고 있으면서도 자기 안경이 어디 있는지 찾기도 하오.”
몇몇 사람들이 자신이 바로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부탁하건데, 이런 사소한 기억력 감퇴 문제로 의사를 찾지는 마시오. 그 이유를 알고 싶소?”
푸른색 양복에 크림색 넥타이를 맨 한 남자가 대답했다.
“그 의사 역시 깜빡깜빡하니까요!”
모두들 스트레스에 찌들어 사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너무나 많은 걱정거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을 입어 기억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