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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01162331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14-02-05
책 소개
목차
우주목욕선 푸른고래호 8
신고합니다! 20
수상한 소포 32
티들루들 감기 바이러스 39
우주보다 캄캄하다 49
향기 목욕탕 습격 사건 59
범인을 잡아라 72
2단계, 흰빛 80
두 개의 만남 94
노래하는 열매들 116
추격전 127
헤엄쳐라, 푸른고래호! 140
책속에서
엄마는 온이 앞에서 밝고 기운 넘치는 척하지만, 온이는 알고 있었다. 때때로 엄마가 지친 얼굴로 앉아 있곤 한다는 걸. 그럴 때면 엄마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건드리면 훅 꺼질 것처럼 약하고 슬퍼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면 무거운 죄책감이 온이를 휩쌌다.
‘내가 나스트의 소포를 연 것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어. 어쩌면 엄마도 푸른고래호에 나를 데려온 걸 후회하는 게 아닐까?’
온이는 더럭 겁이 나서 손발이 싸늘해지고 몸이 굳었다.
‘그러니까 내 손으로 범인을 잡아야 해!’
그걸로 자기가 엎지른 물을 조금이라도 주워 담고 싶었다.
“으…….”
온이는 목이 졸리는 것 같은 신음을 흘렸다. 때마침 클럽 안의 음악 소리가 높아져 그 소리를 덮었다. 테이블 뒤에 웅크려 앉은 온이 팔다리가 덜덜 떨렸다. 죽도록 비참했다. 이러려고 모두를 배신한 게 아니었다. 너무나 간절하게 엄마의 약을 구하고 싶을 뿐이었는데……. 자기가 모두 망쳐 버렸다. 푸른고래호의 심장을 훔치고, 나스트에게 속아 고스란히 넘겨주고 말았다.
이제 나스트는 푸른고래호를 자기들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푸른고래호의 모든 기능을 한꺼번에 멈춰 버릴 수도, 아무것도 없는 먼 우주로 보내 버릴 수도 있었다. 다름 아닌 온이가 넘긴 심장을 이용해서.
‘다, 다시 되찾아야 해!’
“감히 누구한테 총을 쏴! 이젠 아무도 해치지 못한다, 아무도!”
선글라스 남자와 엎치락뒤치락 싸우며 장 아저씨가 울분을 터뜨렸다.
“산드라를 해치고! 날 꼭두각시로 만들고! 푸른고래호 심장을 주면 약을 준다던 것도 다 거짓말이었어!”
틸 아저씨가 비틀비틀 일어나 함께 싸웠다. 온이는 선글라스 남자가 떨어뜨린 총을 멀리 차내고 우물쭈물하다가 자기도 그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내 쭉 뻗어 버린 선글라스 남자를 묶은 다음, 온이는 틸 아저씨의 다친 촉수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온이 얼굴이 흐려지는 걸 보고 틸 아저씨가 빙그레 웃었다. 그러고는 장 아저씨의 등을 툭 쳤다. 두 사람은 묵묵히 뜨거운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백 마디 말보다 더 많은 것이 오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