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의 목소리

후의 목소리
고양이 편지
달에서 온 소원 설계서

후는 꽤 재미있는 친구였다. 후와 이야기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나와 말이 아주 잘 통했고, 웃음 코드도 척척 맞았다.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그쯤이야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가족이나 친구 이야기도 실컷 나누고, 좋아하는 여자애 이야기도 신나게 할 수 있었으니까. 아무에게도 말 못 하는 속마음도 후에게라면 다 털어놓을 수 있었다. 후와 떠드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후의 말이 조금씩 거슬리기 시작한 게.
_「후의 목소리」 중에서

대장 고양이는 구름 뭉치에서 조그만 병을 집어 올렸다. 눈부신 에메랄드빛 액체가 담겨 있는 유리병이었다.
"고양이 꿀이다. 이걸 몸 전체에 바르면 고양이가 될 수 있다.
단, 지금처럼 달이 뜬 후에만 말이지."
"이건 비밀이라는 걸 잊지 마.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돼. 다른 고양이들 눈에도 띄지 않는 게 좋아. 인간에게 은혜를 베푸는 걸 반대하는 고양이들도 있으니까."
루이가 덧붙였다. 인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인우는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을 사람도 없었다.
_「고양이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