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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25535364
· 쪽수 : 404쪽
· 출판일 : 2010-01-22
책 소개
목차
1~24
리뷰
책속에서
“어떤 종류의 개야?”
헨리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까매.”
“이름 있어?”
“당연히 있지. 검둥개야.”
샌번은 한쪽 눈썹을 비스듬히 치켰다.
“검둥개? 그러니까 녀석은 해적이구나. 그렇지? 빌리 본스, 키다리 존, 검둥개(셋 모두 《보물섬》에 나오는 등장인물_옮긴이), 그런 거 말이야.”
“누군가의 이름을 비웃으려면 말이야……, 우선 자기 이름이 그럴싸하다는 확신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개에게 이름을 지어 주려면 말이야……, 상상력을 좀 더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니야? 검둥개가 뭐냐?”
“녀석은 검둥개라는 이름을 좋아해.”
“아, 개가 너한테 와서 ‘주인님이 지어 준 이 멍청한 이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1학년 꼬맹이들이 읽는 책에 나오는 것 따위는 상관없어요.’ 이렇게 말했나 보지?”
“뭐가 1학년 꼬맹이들이 읽는 책에 나오는 것처럼 들린다고 그래?”
샌번은 헨리를 처량하다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몸을 잔뜩 웅크린 루이자 누나를 보고 있으려니, 헨리는 심장이 멎을 것 같고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울음을 꾹 참고 루이자에게 몸을 숙이며 말했다.
“텔레비전에서 오즈의 마법사 본 것 생각나?”
루이자는 고개를 돌려 헨리를 바라보았다.
“사악한 마녀가 나타날 때마다 내가 누나 손을 잡았잖아. 소파 두 개 사이에 담요를 깔고 그 속에 숨어서 말이야. 생각 안 나? 그리고 음악이 바뀔 때까지 기다렸잖아. 음악이 바뀌면, 도로시와 토토가 노란 벽돌 길로 다시 나왔다는 뜻이니까. 그럼 우리도 담요 요새에서 밖으로 나왔잖아.”
루이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설핏 웃음을 짓는 것 같기도 했다.
“생각나. 그다음에 우리는 이렇게 말했지.”
헨리가 얼른 말을 받아 대꾸했다.
“오즈.”
“그래, 오즈. 이제 모든 것이 괜찮아졌으니까.”
“하지만 사악한 마녀가 다시 나타나면 얼른 담요 속으로 들어가야 했어.”
“하지만 그때까지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어.”
헨리가 손을 뻗었다. 루이자는 헨리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손을 잡았다.
“언제 ‘오즈’라고 말하면 되는지 알려 줘.”
“알려 줄게, 누나.”
헨리와 루이자는 서로에게 몸을 기댔다.
“헨리, 너, 카타딘의 높이가 1,600미터인 것 알고 있지? 어?”
헨리는 샌번을 바라보며 이렇게 대꾸했다.
“월요일에 기말고사가 시작돼. 그런데 넌 카타딘의 높이가 얼마인지가
나오는 책을 읽고 있니?”
“좀 놀랄 만한 일이지? 안 그래? 더욱더 놀라운 것은, 나는 카타딘의 높이가 얼마인지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도 기말고사 때마다 너보다 성적이 좋다는 사실이야.”
“너는 불가사의한 아이야, 샌번. 왜 미국 정부에서 아직도 너를 안 뽑아가나 모르겠다.”
“정부 사람들이 멍청해서 그런 거야.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뭘?”
“방금 멍청한 사람들 얘기를 했는데, 얘도 그러네. 카타딘을 오르는 것 말이야.”
“당연히 나는 카타딘을 오를 수 있지. 나는 다 큰 아이니까.”
“나도 너하고 함께 갈 거야.”
“넌 절대로 못 오를 거야, 샌번. 넌 나하고 함께 못 가.”
“결국 내가 너를 질질 끌고 가게 될걸.”
“넌 못 오를 거야.”
“한 번만 더 그 말을 하면 세 번째다. 한 번 더 하지그래, 헨리? 같은 말을 큰 소리로 세 번 말하고 신발 뒤축을 톡톡 두드리면, 그 말이 현실이 되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