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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학/경제일반 > 경제사/경제전망 > 한국 경제사/경제전망
· ISBN : 9788925560670
· 쪽수 : 364쪽
· 출판일 : 2016-12-15
책 소개
목차
머리말_ 우리가 꿈꾸는 가치 있는 미래
서문_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인간의 미래
1장 포스트휴먼 플랫폼
인간을 능가하는 인간의 출현 | 똑똑한 소비자와 투명한 시장이 온다 | 의학이 인문학이기도 해야 하는 이유 | 몸 전체가 미디어 된다 | 인간 본성과 가치에 대한 성찰
2장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과 기회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들 |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인공지능 | 스마트를 넘어 다정함까지 | 이미 시작된 인간과 기계의 공생 | 로봇에게도 죄를 물을 수 있다? | 정부도 똑똑한 기계로 대체된다
3장 실생활 속 가상현실
현실 속에 들어온 가상현실 | 인류 형태를 바꿀 거대한 융합 플랫폼 | 현실과 가상현실의 교류가 시작된다 | 킬러 콘텐츠 개발에 나선 교육과 문화 | 가상현실이 범죄에 사용된다면… | 실제처럼 생생하게, 시장 선점의 조건
4장 지식혁명과 미래문해력
열린 지식 생태계와 인식의 전환 | 지식 정보 시대의 한국적 지식 | 미래 지향적인 지식 생태계 구축 | 미래문해력이 필요한 이유 | 질문하는 사회를 위한 노력
5장 불확실성 시대의 재난 대응
우리가 살면서 만날 모든 재난과 그 대응 | 만일 원전 사고가 일어난다면? | 인간의 창의성과 지능형 시스템이 만났을 때 | 사회적 대응력을 향상하는 재난 시티즌십 | 재난 안전에 대한 한국 사회의 취약성 진단 | 재난의 기록, 재난 보고서
6장 기술혁신이 주도하는 미래 사회
기술적 돌파가 왜 필요한가 | 포스트휴머니즘 시대가 왔다 | 젊은 노인이 활보하는 세상 | SNS가 바꾸는 정치혁명 | IT 기술을 통한 권력의 집중과 분산 | 세계 에너지 질서의 변화와 충격
주 | 참고문헌 | 파트별 필진
저자소개
책속에서
포스트휴먼이 사는 방식은 어떨까? 인간은 선택의 여지없이 현실에 몸과 함께 처해 있지만, 포스트휴먼은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자기가 처할 가상현실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렇게 복수의 가상현실 속에 사는 포스트휴먼은 인간의 생체적 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현재의 개인용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바꾸어도 기능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포스트휴먼은 여러 가지 물리적 기반을 바꿔가며 삶을 지속한다. 지능은 자연인과 같이 살을 지닌 생체적 몸을 기반으로 할 필요에서 벗어난다. 또 초기의 컴퓨터처럼 진공관일 필요도 없고 현재처럼 실리콘을 기반으로 할 필요도 없다. 지능은 물리적으로 다양하게 실현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의 최절정인 포스트휴먼은 자신의 지적 능력을 여러 가지 상이한 물리적 기반의 컴퓨터에 업로드시켜 지속할 것이다. 지능을 컴퓨터에 업로드하는 작업은 두뇌의 신경생리학적 작동원리가 정보공학적 패턴으로 이뮬레이션되고 이 이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최적으로 구현하는 물리적 기반이 나노, 바이오, 정보, 인지의 융합기술에 의해 제작되면서 실현 가능하다. 이렇게 개인의 삶을 결정하는 두뇌의 활동과 기억이 운명적으로 지니고 태어난 생체를 떠나 다른 물리적 기반의 컴퓨터로 옮겨질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그 몸이 생물학적 수명을 다해 소멸한다 해도, 다른 컴퓨터로 자신의 삶을 업로드해 영생할 수 있게 된다. 영화 〈트랜센던스〉는 클라우드 컴퓨터에 업로드되는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결국 포스트휴먼에게 몸은 삶의 근거가 아니라 장식물이다. 지능이 잠시 인간의 몸을 빌렸을 뿐이다.
팔과 다리 외에도 인공물로 대체할 수 있는 장기는 많다. 심장 판막, 달팽이관, 관절, 치아 등을 대체하는 인공물은 이미 대량으로 생산돼 널리 사용되고 있다. 심장, 신장, 폐, 간 등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장비도 활용되거나 개발 중이다. 인간 정체성의 표상으로 여겨지던 뇌도 더 이상 성역이 아니다. 파킨슨병, 간질, 우울증 등의 장애를 보이는 환자의 뇌 깊은 곳을 전기로 자극해 증상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뇌에 생기는 질병과 손상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정보 중에는 뇌와 인간 정체성의 관계에서 지금까지의 통념을 뒤집을 만한 위력을 가진 것들도 많다.
이제 우리는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하거나 제거함으로써 사람의 감각과 성격, 욕망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안다. 인간 존엄성의 근거로 여겨지던 정체성과 자유의지가 사실은 뇌의 신경회로에서 발현된 특정한 신경자극 패턴의 결과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통적인 철학과 종교의 기반이 흔들린다고 느끼는 사람도 적지 않다. 나의 정체성, 즉 ‘내가 나인 것’과 이 시대의 과학기술은 분리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생물학적 개체이면서 동시에 인공물을 품고 살 수밖에 없는 자연과 인공의 혼합인 사이보그다. 나는 생물학적 개체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사이보그다. 나의 스마트워치와 스마트폰은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으로 남긴다. 하루 동안 걸은 걸음수와 걸은 시간, 자전거나 자동차로 이동한 시간과 거리, 오고 간 장소, 주고받은 통화와 문자 등이 기록으로 남는다. 이 기록은 부지불식간에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먼 미래의 이야기지만 판매된 로봇이 소유주의 말을 따라 사람을 치거나 물건을 파손하는 등 사고를 일으킬 때 책임은 소유주에게 있을까? 아니면 그 명령을 따르도록 알고리즘을 설계한 제작자에게 있을까? 이를 판가름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불법행위에 사용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로봇 자체에 인체를 해하거나 파괴하는 명령은 거부하게끔 설계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제조사나 설계자의 선택에 따라 로봇은 자율적으로 행동할 여지가 있다면, 로봇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덕적 행위자로 의제하고 로봇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로봇의 자율적 판단에 대한 책임을 로봇 스스로가 지려면 로봇의 기술이 어느 수준에 도달해야 할까? 이는 2035년의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이, 로봇>의 주제기도 하다.
만일 로봇이 기계적인 작업뿐 아니라 인간 고유의 영역에 들어와 고도의 지적 능력이 필요한 일을 하는 경우, 로봇의 불법 행동이나 부작위에 대해 수동적 기계라는 이유로 면책해야 하는가는 심각한 문제다.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새로운 개체 또는 주체의 출현을 의미한다고 다수가 수용하고 있고, 사람들이 로봇을 기계 덩어리가 아니라 의인화된 대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이보그는 사이버네틱스와 조직체의 합성어다. 인간과 결합해 결여된 신체 기능을 보완하거나 특정 부분을 강화하는 기능적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