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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88925568645
· 쪽수 : 692쪽
· 출판일 : 2026-07-01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상황은 심각하고 치명적이었지만 그게 정상이기도 했다. 제2차세계대전 중 대공습을 당한 런던 시민들도 평소처럼 일상을 이어갔다. 가끔씩 건물들이 날아간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사태가 아무리 절망적이라도 누군가는 계속 우유를 배달해야 한다. 그러다가 맥크리디 부인의 집이 밤에 폭격을 당한다면 뭐, 그 집은 배달 고객 명단에서 지우는 것이다.
(외계의 생명체에 의한 것일지도 모르는) 세계 멸망을 한 세대나 두 세대쯤 앞두고 있는 상황도 그랬다. 나는 아이들 앞에 서서 그 애들에게 기초과학을 가르쳤다. 이 세계를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지 못한다면 세계가 존재하는 의미가 뭐겠는가?
“당신의 몸을 별들에게 맡깁니다.” 적당한 말인 것 같다. 진부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말하니 기분이 좀 나아진다.
다음으로 나는 야오 사령관을 에어로크로 운반한다. 그를 안에 넣고 에어로크를 밀봉한 다음, 같은 방식으로 그의 유해도 떠나보낸다.
“야오 리지에,” 나는 그렇게 말한다. 그의 이름이 어째서 온전히 기억나는지 모르겠다. 그냥 그 순간 떠올랐다. “당신의 몸을 별들에게 맡깁니다.”
에어로크가 휙 돌고, 나는 혼자가 된다. 그동안도 내내 혼자였지만, 이제는 정말로 혼자다. 나는 최소 몇 광년 내에 살아 있는 유일한 인간이다.
30년. 나는 아이들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30년 뒤면 이 아이들 모두가 40대 초반이 된다. 이 아이들이 그 모든 부담을 지게 될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이 아이들은 목가적인 세상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세계 멸망이라는 악몽 속에 내던져진다. 이 아이들은 제6차 대멸종을 겪게 될 세대였다.
나는 배 속이 꽉 뭉치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아이들로, 행복한 아이들로 가득한 교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몇 명은 문자 그대로 굶어 죽을 가능성이 컸다.
“선생님은….” 내가 말을 더듬었다. “선생님은 가서 뭘 좀 해봐야겠다. 암석 과제는 잊어버리려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