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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25575292
· 쪽수 : 532쪽
책 소개
목차
제2부
제3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은 일생을 통해 꼭 하고 싶은 얘기가, 그러기에 평소에는 오히려 더 가슴 깊이 묻어두게 되는 하나의 얘기가 있게 마련이다. 어쩌면 누가 어떤 직업을 택하는 것도 바로 ‘그 얘기’를 나름대로 펼쳐보이기 위해서가 아닌지 모르겠다. … 내게 있어서 ‘그 얘기’는 바로「영웅시대」, 아니 6·25를 전후한 우리의 불행한 가족사였다. 지금으로부터 십칠팔 년쯤 전에 어렴풋하게나마 내가 작가로 끝장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문득 나를 사로잡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소설거리가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깃발 아래 있어도 생각이 이렇게 다를 수가 있군. 세상에는 주의니 이즘이니 하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엄밀한 의미에서의 이념이 될 수 없는 것이 둘 있네. 종종 상반되기도 하는 그 둘 중 하나는 민족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휴머니즘이지. 그것들은 결코 별개의 이념이 될 수 없어. 어떤 이념도 그 둘 중의 하나 또는 그 둘 모두에 의지하지 않으면 성립될 수는 없는 최소한의 바탕이나 인간정신의 본질적 구조 같은 것이기 때문이네. 오히려 나머지 다른 이념들이야말로 그 둘의 도구거나 수단일 뿐이네.”
“하기사 처음에는 보이는 게 없디더. 그렇지만 곧 깨달았니더. 이쪽저쪽 어느 쪽도 아닌 채 이 미친 세월을 견뎌낼 수 있다고 믿은 내가 잘못이라는 거 말이씨더. 그런데 마침 경찰간부로 있던 대학 선배가 자리를 하나 내주데요.”
“그러믄 아무치도 않단 말이라?”
“한(恨)이사 왜 없을니껴? 하지마는 그 한을 풀자고 들면 새로운 한만 늘어날 뿐이시더. 나는 오히려 그걸 막고 싶니더. 우리라도 남의 가슴에 못박는 짓은 고만 하고 싶니더. 그기 경찰이 된 내 목적이씨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