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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5702988
· 출판일 : 2007-10-16
저자소개
책속에서
"무슨 일이야? 말해 봐, 응?"
마음은 급한데 아무리 뿌리치려고 몸부림을 쳐도 놓아주지 않는다. 답답한 나머지 눈물만 더 솟구칠 뿐이었다.
"미안해요, 흑, 흐윽, 놔요. 레이지, 레이지가!"
팔을 잡힌 채 울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그녀를 보고 엔도가 내뱉듯이 말했다.
"또 시작인가. 그 레이지 타령.”
차가운 목소리에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오직 빨리 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 뿐. 이혜는 흐느꼈다.
"놔요, 제발. 보내 주세요."
그녀가 눈물을 흘릴수록 남자는 점점 더 냉정해져 가는 것 같았다.
"이제 좀 그만 할 수 없어? 언제까지 난 네 입에서 레이지라는 말을 들으면서 살아야 하는 거지? 그렇게도 그 레이지가 좋아?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도 계속 밖에서 따로 만날 만큼? 언제까지 모른 척해야 그만둘 거지?!"
"따로 만나다니 무슨 소리예요! 내가 레이지하고 그런 사이일 리가 없잖아요!"
엔도가 기묘한 미소를 지었다.
"바보 취급 제대로 하는군. 얼마 전에 시부야에서 친구를 만나고 와서 나하고의 약속에 늦었다고 했었지. 그 친구가 누구였기에 그 잘난 캐딜락을 타고 집 앞까지 온 거지?"
놀란 나머지 흐느낌도 멎었다. 이혜는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한 자신의 입을 두 손으로 막고 눈물이 가득 고인 눈을 크게 떴다.
엔도의 차가운 말이 이어졌다.
"게다가 집 앞에서 여봐란 듯이 끌어안고 있더군. 그것도 내가 잘못 봤다고 말할 건가? 그걸 보는 내 기분이 어땠을 것 같아? 그래도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속으로 울화통이 치밀었지만 내가 멋대로 좋아해 버린 거니까 너에게 갑자기 나하고 똑같은 감정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어. 네가 누구를 좋아하든 간에 내가 노력해서 나를 바라보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도 애써 모른 척했어. 그런데 이젠 아예 대놓고 레이지한테 보내 달라고?"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