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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주는 여자 1

놀아주는 여자 1

박수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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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아주는 여자 1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놀아주는 여자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034200
· 쪽수 : 608쪽
· 출판일 : 2024-09-09

책 소개

엄태구, 한선화 주연의 화제의 JTBC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의 원작 소설이 출간되었다. 웹소설로 먼저 공개되어 수많은 독자들의 찬사를 받았고,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웹툰으로도 그려져 일본과 프랑스 등 해외 수출이 확정된 박수정 작가의 장편소설 《놀아주는 여자》(전 2권)는 각색된 드라마와는 또 다른 매력과 강렬한 이야기를 선사한다.

목차

1. 처음 만난 남자를, 눕혀버렸다
2. 세 번의 만남
3. 냉동 창고의 미니 언니
4. 네가 찾는 사람이 바로 나였다니
5. 어깨 깡패의 의미
6. 순결한 큰형님의 고뇌에 찬 밤
7.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
8. 숲속에서 단둘이
9. 의심과 거짓말
10. 남자답게

저자소개

박수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로맨스소설 작가. 2007년 장편소설 《사랑 정비 중》으로 데뷔했다. 현재까지 《위험한 신혼부부》, 《미로》, 《젖과 꿀과 아가씨》, 《어린 상사》 등 27종의 전자책과 종이책을 출간하였고, 그중 <위험한 신입사원>, <신부가 필요해>, <좋아하게 될 거야> 등 10여 종이 웹툰으로 만들어졌다. 《놀아주는 여자》는 JTBC 드라마로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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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짙은 눈썹 아래의 눈매는 날카롭게 확 치켜올라가 있고, 높이 솟은 콧날은 베일 듯이 날카로워서 인간미라고는 손톱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남자의 인상을 무섭게 만들고 있는 것은 왼쪽 뺨에 나 있는 커다란 흉터 자국이었다. 마치 칼로 길게 베인 듯한.
‘이 사람들 진짜로 조폭 맞나 봐!’
은하가 거기까지 생각하는 동안에도 남자는 내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가슴께를 움켜쥐고 있었다.
“왜 그러세요? 어디 안 좋으세요? 네?”
혹시 급성 심근경색 같은 건가 싶어 겁이 나서 묻자 남자는 신음을 흘리며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바로 은하가 들고 있는 대걸레였다.
“아니, 제 걸레가 무슨 상관….”
하다가 은하는 헉, 하고 숨을 멈췄다.
아까 대걸레 끄트머리가 뭔가에 부딪히는 거 같더라니!
“큰형님!”
어디선가 고함이 들려오더니 순식간에 검정 양복을 입은 남자들 몇이 사무실에서 우르르 달려 나와 남자를 둘러쌌다.
“어떻게 된 겁니까, 큰형님? 왜 말씀을 못 하십니까?”
“예? 갑빠가 왜요? 갈비라도 나가신 겁니까?”
“어떤 간 큰 놈이 감히 우리 큰형님 갈비를!”
그러니까 은하가 빠르게 유추한 상황은 이랬다. 방금 자신이 조폭 두목의 갈비뼈를 대걸레 자루로 강타해서 부상을 입히고 만 것이다!


가뜩이나 망신살이 뻗친 와중에 조폭 보스가 복수하러 오기까지 할 건 뭐란 말인가. 은하는 그만 기절할 것만 같았다.
한편 두 남자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사람들은 일제히 겁을 먹었다.
“엄마, 저 아저씨들 조폭이야?”
“쉿!”
사색이 돼서 허겁지겁 아이 입을 막는 엄마도 있었다. 모두가 숨죽여 눈치를 보고 있는 그때, 거대한 체격의 남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1억.”
금액이 너무 얼토당토않았기 때문에, 이 말을 금세 알아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은하 본인도 갑자기 저게 무슨 소리지, 하고 생각했을 뿐이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거대한 남자의 옆에 서 있던, 미모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지금 이순신 장군, 경매 중인 거 아뇨?”
험악한 말투에 모두들 제 귀를 의심했다. 아니, 저 예쁜 얼굴에서 어떻게 저런 말투가 나와?
아침 이슬을 함초롬히 머금은 수선화마냥 청초한 얼굴을 한 남자가, 다시 한번 살벌하게 으르렁거렸다.
“아, 말귀 더럽게 못 알아듣네. 우리가 산다고, 그거.”
정작 이순신 장군을 들고 있는 예나는, 웬일인지 아까부터 눈을 크게 뜨고 보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마치 귀신이귀신이라도 본 사람처럼.
사회자가 예나에게서 마이크를 받아 들고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 예. 시작가는 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만 원부터….”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시 보스가 입을 열었다.
“제가 1억에 사겠습니다.”
낮고도 차분한 목소리가 조용해진 장내에 울려 퍼졌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떨어지면, 제가 대표님 소원 하나 들어드릴게요.”
은하의 말에 오히려 놀란 것은 지환 쪽이었다. 내가 무슨 소원을 말할 줄 알고 겁도 없이? 하지만 그녀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대신 제가 이기면 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까지 가르치게 해주세요.”
기어이 녀석들을 고졸까지 만들어놓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물론 동생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환은, 자신이 질 리 없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리고 사람은 자신이 이기는 내기를 마다하지 못하는 법이었다. 결국 지환은 유혹에 지고 말았다.
“지면 뭐든지 들어주는 거, 맞습니까?”
아직은 무슨 소원을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기고는 싶었다.
“물론이에요.”
은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제 손에 비하면 아기 손 크기만 한 작은 손가락에, 지환은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마주 걸었다.
“계약 성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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