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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5724546
· 쪽수 : 432쪽
책 소개
목차
시작. 프롤로그
하나. Yes or No
둘. 하나, 둘, 셋
셋. 신데렐라 프로젝트
넷. Good night
다섯. 나에게는 좋은 당신
여섯.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일곱. 그대여야만 해요.
여덟. Beauty and the Beast
아홉. 상자를 열다
열. 그의 이야기
열하나. 1295km, 그대에게 닿기까지
열둘. 햇살처럼 당신이
끝. 에필로그
글을 마치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화났으면 그렇다고 말해요. 해준 씨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럴 테니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이래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
그 말을 하고서 레이는 낮게 웃었고 그 웃음소리에 해준의 다짐은 또다시 흔들렸다.
“정말 많이 보고 싶었어요.”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 해준의 곁에서 레이는 혼잣말을 하듯 이야기했다.
“해준 씨도 나와 똑같았기를 바라는 건…… 내 과한 욕심이겠죠?”
해준은 순간 발걸음을 우뚝 멈추었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그런 그녀를 조용히 응시하던 레이가 이윽고 천천히 말했다.
“나 미우면 밉다고 말해요. 화났으면 화났다고 말하고. 해준 씨 괜찮지 않은 거 나도 다 알고 있으니까.”
“……진짜 뻔뻔하네요.”
“알아요. 그래서 많이 미안하고……. 후회하고 있어요.”
“…….”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해준 씨를 너무 오랫동안 힘들게 한 것 같아서 나,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해준은 입술을 꾹 깨물고 크게 숨을 삼켰다. 그리고 울지 않으려 재빨리 빨개진 눈을 어둠 속으로 돌렸다.
“해준 씨.”
“그래요. 내 마음 안다니까 말할게요. 당신 말처럼 난 아무렇지 않게 내가 좋아했던 사람에게 웃고 장난치고……. 그런 거 하지도 못하고, 그렇게 할 자신도 없어요. 어차피 우리 처음에 일로 만난 사이잖아요. 일이 끝났으니 더는 볼 일도 없는 게 맞죠.”
“…….”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그만 들어가 볼게요.”
해준은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뒤돌아섰다. 그리고 아파트 현관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다. 그때였다.
“동업자가 끝났으면 그럼 우리…… 새롭게 시작할래요? 남자와 여자로.”
해준이 멈춰 섰다. 해준의 곁으로 뚜벅뚜벅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냥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그만인데 발자국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온몸의 신경세포가 움찔거리며 반응하고 있었다. 해준은 조금 신경질적으로 뒤돌아섰다.
“갑자기 왜 이래요?”
담담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던 해준의 목소리가 결국 세차게 흔들렸다. 해준에게 다가오던 그가 자리에 멈춰 섰다.
“처음부터 함께 일하는 사이일 뿐이었는데 당신이 보내 주는 동료로서의 호의를 바보처럼 나 혼자 오해했어요. 나 혼자 기대하고, 나 혼자 마음 주고, 나 혼자 당신 멋대로 좋아했던 거, 알아요. 네, 그래서 후회했어요. 내 실수라고 인정했고 두 번 다시 그런 실수 안 할 거라 몇 번이고 다짐했어요. 간신히 괜찮아졌는데, 그랬는데!”
해준이 왈칵 소리를 질렀다. 몇 발짝 거리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서로를 응시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해준을 바라보는 레이의 눈에도 아득한 한숨이 옅게 배어들었다.
“해준 씨, 혼자의 마음일 뿐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단정해요?”
“…….”
“내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던 건 그만큼 해준 씨가 나한테 특별한 사람이었기 때문인데.”
나 때문에 혹여 당신이 힘들어지지는 않을지. 나 때문에 혹시나 당신이 아프게 되지는 않을지, 누구보다, 무엇보다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인데.
“도대체 해준 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당황한 듯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던 해준이 조금 어이없단 식으로 허탈한 웃음을 내뱉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이제 와 이러는 거 굉장히 웃겨요. 시간이 얼마나 지난 줄 알아요? 난 이미 당신…….”
“나 아닌 다른 남자가 윤해준 곁에 있다는 거, 싫어요. 끔찍하리만큼 질투가 나서 미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