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폭락
수난
코

역자 후기

“당신의 주식은 감리 포스트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의 일을 판단하는 건 시장 감시청입니다.”
“당신들이 내 미래를 결정하는 거로군.”
“그런 셈입니다.”
모리는 눈을 치뜨고 나를 보며 빙긋 웃었다.
“상장 폐지되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죠?”
모르는 사람 따윈 없다.
성인이 되어 상장을 유지하지 못한 사람은 사회에서 퇴장 당한다. 그것이 이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를 유지하는 대원칙이다. 일찍이 법으로 통치하는 것에 실패한 이 사회를 온전하게 다시 세운 것은 시장이었다.
“좋은 걸 보여 드리죠.”
모리는 책상 위에 10센티미터 정도의 작은 병을 내려놓았다. 안에는 투명한 액체가 들어 있었다.
“뭔지 아시겠습니까?”
물이나 알코올처럼 보였다.
“당신 형입니다.”
- p.63~64 「폭락」 중

마스크 남자가 나를 끌어안는다.
이크, 그만둬. 체포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마스크 남자는 울면서 내 뺨을 문지른다.
“이제 괜찮아. 아저씨가 구해 줄게.”
무슨 소리야?
남자의 눈물과 콧물이 내 뺨에서 끈적대고 있다.
“수술은 바로 끝나. 넌 살아나는 거야.”
수술?
수술이라니 뭐야?
마스크 남자가 나를 침대로 데려간다. 벨트로 손발을 묶는다.
도망쳐라, 나. 위험하다, 나. 하지만 몸이 잘 움직이지 않는다.
그만둬. 살려 줘. 발버둥치는 나.
마스크 남자가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 눈. 그래, 이 눈이다.
- p.285~286, 「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