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3289129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6-10-30
책 소개
목차
그러나 아무 말이 없었다 007
빈틈 037
천연기념물 067
바람에 나부끼는 097
너희들의 세상 125
어떤 예술가 155
휘파람 지나간 자리 183
꿀알바 209
숨 좀 쉬자 219
해설 처해-있음이 담아내는 삶의 진실들_송기섭 229
작가의 말 249
추천의 말 254
저자소개
책속에서

수기는 차마 말이 입 밖에 나오지 않았다. 보형이라면 아파트에서 바로 마주하고 사는 친구의 이름이 아니던가. 그런데 장례를 치른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검찰 공무원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제법 힘 있는 친구로 회자되던 인물이었다. 결혼도 제법 일찍 해서 벌써 아이들이 대학에 다니고 있었고, 시내에 작은 상가도 소유하고 있는 건실한 친구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수기와 보형은 참 이상한 관계였다. 수기가 706호, 보형이가 705호로 아파트 현관문을 마주하고 살아온 지 오래되었지만 서로 아무런 교류가 없었다. 수기는 인규 아내에게 보형이네 바로 앞집이 자기 집이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다. 뭔가 그다음 설명할 말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무 말이 없었다〉
고향에 내려온 진짜 이유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알 턱이 없었다. 또 이유를 말한다 해도 대근이 서울에서 보낸 세월을 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동양 사상이 어쩌고 들먹인다면 동네의 어느 누가 알아듣겠는가. 대근이 씩 웃기만 하자, 상진은 아예 대근을 무시하며 따지고 들었다.
“너는 왜 그렇게 꽉 막혔냐? 그러니까 이 나이 먹도록 결혼도 못하고 사는 거 아녀? 사람이 좀 다른 사람들과 섞이기도 하면서 살어야 허는 법이여!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던 똑똑한 너 같은 사람이 참여허먼 얼마나 도움이 많이 되겄냐?”
〈천연기념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