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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5147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14-07-31
책 소개
목차
선생님은 누굴 예뻐할까? 4
아부 천재 김민지 8
네 눈엔 선생님만 보이냐? 18
착한 어린이 상 26
선생님이 네 거야? 30
망가진 그림 40
진짜 범인은? 44
인기 폭발 낙서판 52
작가의 말 6
리뷰
책속에서
선생님은 민지에게 심부름도 종종 시킨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다.
“민지야, 이거 3반 선생님께 전해 드리고 올래?”
“네, 선생님.”
민지는 냉큼 갔다 와선 말했다.
“선생님, 또 심부름시키실 거 없어요?”
“응, 없어.”
“선생님, 시킬 거 있으면 언제든지 시키세요. 우리 때문에 너무 힘드시잖아요.”
“어쩜 저렇게 잘 자랐을까.”
선생님은 조그맣게 혼잣말을 했다. 하지만 다 들렸다. 우리 귀에도, 민지 귀에도.
집에 오는 길에 단짝 수진이가 내게 말했다.
“지영아, 선생님이 민지 예뻐하는 것 같지? 심부름도 자주 시키잖아.”
“맞아. 민지 이름도 자주 부르고.”
그때였다. 민지 엄마가 저 멀리에서 학교 쪽으로 오고 있었다.
“저기 봐. 민지 엄마 또 온다.”
“우리 엄마는 회사 다녀서 학교에 못 오는데.”
“우리 엄마도야. 급식 당번 때만 휴가 내고 금방 왔다 가잖아.”
“차라리 엄마들 다 학교에 안 왔으면 좋겠어.”
그런데 엄마들이 한 명도 안 오면 그것도 문제일 것 같다. 엄마들이 청소를 도와주는 날에는 반짝반짝 윤이 날 정도로 교실이 깨끗해진다. 그리고 엄마들이 준비해 준 학습 준비물로 재미있게 공부할 때도 많다.
그래도, 그래도 마음이 쓰인다. 엄마가 학교에 자주 오는 애들을 선생님이 더 예뻐할까 봐. 공부보다 거기에 더 신경이 쓰인다.
‘분명 쟤가 했는데 왜 자수를 안 하는 거야? 진짜 짜증 나.’
날이 갈수록 민지에 대한 미움이 쌓이고 깊어졌다.
그 무렵,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김민지 쟤 1학년 때에도 게시판에 걸린 그림을 막 찢었대.”
“쟤는 자기 그림이 안 붙으면 다른 애 그림에 화풀이하는 게 취미래.”
그러자 가만히 듣고 있던 수진이가 말했다.
“1학년 때도 나랑 민지랑 같은 반이었는데 그런 일은 없었어.”
“네가 몰라서 그래. 쟤 손버릇이 나빠서 어떤 애 샤프까지 훔쳤대.”
“그렇게까지 나쁜 앤 아냐.”
수진이가 민지를 감싸는 것처럼 말하자, 시은이가 못마땅하다는 듯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물었다.
“수진이 너 민지 좋아해?”
“그건 아니지만…….”
아이들은 더 못 참겠는지 민지한테 대놓고 소리쳤다.
“우린 네가 한 거 다 알아!”
“맞아. 그러니까 빨리 자수해!”
아이들이 민지한테 심하게 할수록 수진이는 손톱을 물어뜯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언제나 자신감 넘치는 수진이가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
아이들은 민지를 마구 다그쳤다.
“너 때문에 선생님이 만든 쿠키도 못 먹고, 이게 뭐야?”
“빨리 자수해. 어서 쿠키 파티하고 싶단 말이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민지가 벌떡 일어나 말했다.
“왜 나한테 그래? 내가 안 그랬단 말이야.”
민지는 책상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너무나 슬픈 목소리였다. 민지를 좋아하진 않지만 나도 눈물이 나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