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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00222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13-03-08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개인으로 돌아가지. 결정해, 정무화 씨. 당신이 가진 회사 여태 큰 건 없이 잘 운영은 되었지만 자산 규모나 운영 면으로 볼 때, 어느 은행에서도 단 1억도 대출이 안 될 거야. 물론 판타지랜드 공사를 계약했다면 틀리겠지. 하지만 난 당신의 자산을 불려 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거든. 그렇다고 당신이 윤재희의 마누라가 되는 꼴도 보고 싶지 않아. 내가 주는 조건은 두 가지야. 내 정부(情婦)가 되고 내 밑에서 일해. 그게 다야. 그렇게 한다는 뜻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면 드림은 내가 맡지. 물론 신화환경에 매각된 드림에서 당신은 일하게 될 거야. 경무와의 20억 따윈 내가 없애 주지. 하지만 한때는 당신과 권윤의 사이를 갈라놓은 윤재희의 품으로 가서 꽃단장한 두 번째 마누라로 사는 것을 선택할 시에는 드림은 물론이고 제일 먼저 당신의 그 더러운 짓거리를 대신 해준 눈물겨운 민 교수님을 밟아 주겠어.”
“네가 변했다는 소리가 맞긴 하구나. 그래, 많이 변했어…… 이렇게 독한 소리도 할 줄 알고. 아니면 너와 같은 사람들은 모두 같은가 보지? 처음에는 모두가 속을 정도로 친구처럼 곁에 있다가 때가 되면 감춘 이를 드러내는 사자가 되는 것이 너와 같은 사람들인가 보지? 박관우, 나는 이제 어느 쪽 패가 그래도 가장 살 만한지 타진해 봐야겠구나. 예전에 윤재희도 민 교수님을 밟겠다고 했지. 너도 그렇고…… 이번에 윤재희는 무엇을 밟겠다고 할지 모르겠네. 아니, 밟을 것도 없을까? 박관우…… 이렇게 해서 너에게 뭐가 남는데?”
계약서가 바닥에 쏟아지고 무화는 소파에서 일어났다. 추위에 굳은 두 눈이 울지 못해 아려 왔다. 가방을 챙기며 무화는 물었다.
“윤재희는 내 아버지에게 한 달을 주었대. 너는 얼마나 줄거니?”
“…….”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관우가 그녀의 어깨를 잡아챘다. 관우는 잡은 어깨를 돌려세우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유희일 뿐이야. 어릴 때 질리게 해봤던 주식놀이 같은 유희. 내가 가진 빌딩들의 한 층 가격 십분의 일도 안 되고 내가 가진 아파트들의 삼분의 일밖에 안 되는, 아파트 한 채 값도 못한 나의 유희일 뿐이야. 이 나이에 할 수 있는 놀이지. 당신이 죽고 못 사는 사랑 따위가 아니라고.”
그 순간 그녀의 입술이 혼돈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읍! 그만…… 관우야…… 그만…… 읍!”
“당신에게서 내가 얻을 게 뭐냐고 물었어? 바로 이거야. 내가 갖고 싶은 건 밤낮으로 내게 복종할 여자야. 일을 하는 당신도 유희의 대상이고 섹스를 하는 당신도 유희의 대상이야. 이게 내가 당신에게 말한 8년 뒤의 모습이 될 줄은 나도 몰랐어.”
“이건 아니야. 박관우…… 나도 너한테 갚아야 할 것이 있다고는 생각해. 하지만 이건 아니야.”
“그럼 내가 당신한테 고맙다고 하며 올 줄 알았어? 떨지 마! 난 더위라면 지긋지긋하니까! 추워도 참고 앞으로는 나도 참아내! 당신 이제 어른이잖아. 아니, 예전에도 어른이었으니까 이제는 어르신인가? 그럼 참아! 당신이 한 짓은 이것보다 더하니까! 아니면 그 원수 같은 윤재희에게 가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