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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00239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3-03-15
책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왜 아무것도 안 물어요?”
느닷없이 유리가 말을 꺼냈다.
“궁금하잖아요. 아까 조금은 들었을 것도 같고.”
“모르는 척할까, 못 들은 척할까.”
“토니!”
“사실 소리 지르는 건 들었어요. 웅웅 울리는 바람에 발음이 정확히 들리지 않아서 내용은 몰라요. 하지만 그 강사 별로 마음에 안 드는 건 사실이에요.”
유리가 그를 돌아봤다. 자기를 보는 그녀의 눈빛이 애처로웠다.
“아, 뭐 마음에 안 든다는 건…… 그러니까 왜, 본능 같은 거예요. 수컷들의 본능.”
“농담할 기분 아니에요.”
“농담 아닌데. 대충은 눈치채고 있었어요. 그 강사, 샐리의 선배 약혼자인 거 맞죠? 사실 어제 병실에서 마주쳤었어요. 아, 내가 그 선배 병실에 찾아갔었거든요.”
유리가 아무 말이 없자 재민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아군이 필요했어요. 샐리가 둘도 없이 소중한 분이라고 하기에 내 편으로 만들면 유리할 것 같아서. 물론 당사자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래도 그게 내 방식이에요. 샐리 주변 사람들이 나를 좋은 사람으로 평가해 주어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으니까.”
유리는 놀라고 어이없고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었다.
“뭐, 아무튼 그래서 샐리, 아니 유리 씨 선배 병실에 인사를 하러 갔다가 저 강사 만났어요. 대뜸 나를 적대적인 눈으로 보더군요. 그때 알았죠. 나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는 걸.”
유리가 졌다는 듯 두 눈을 찔끔 감자 재민은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오히려 기분이 좋더군요. 나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존재감이 있다는 거니까.”
재민은 조금도 망설임 없이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게 말을 이어갔다. 유리는 그런 그가 오히려 부러웠다.
“그냥 나랑 사귄다고 하지 그랬어요.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그럼 이야기가 훨씬 쉽게 풀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또 알아요? 그냥 포기하고 다시 선배에게 돌아갈지.”
유리의 눈이 다시 커다래졌다.
“왜요? 벌써 그렇게 말했어요?”
유리는 뻑뻑해진 목을 겨우 움직여 긍정을 표시했다. 재민의 입이 가만히 옆으로 길어졌다.
“잘했어요.”
재민은 진심으로 칭찬했다.
“기분…… 나쁘지 않아요?”
“왜요?”
“그래도 거짓말을 한 건데.”
“거짓이 아니게 하면 간단하죠. 나랑 애인 해요. 오늘부터 당장.”
“토니!”
“조재민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