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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한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70965510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5-11-12
책 소개
목차
영림동 주택단지
스칸디나비아 컬렉션
담장을 넘는 덩굴
호재의 호재
호기심 많은 이웃
합리적 가정
호숫가 저택
어느 젊은 소설가의 아내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유림은 《거인이 사는 숲》에서 틈틈이 호재와 연애 시절에 실제로 나눈 대사와 장면을 찾아내는 걸 즐겼다. 매일 한 문장씩, 하얀색 색연필로 밑줄을 긋다 보면 그 남자가 지금 옆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호흡이 흐트러졌다. (중략)
가느다란 종아리와 하얀 발목 위로 큰 창에서 들어온 햇빛이 황금빛 끈처럼 내려앉았다. 꼭 어딘가에 묶인 사람 같았다. 유림은 책을 테이블에 내려두고 원피스 자락을 올렸다. 매끄러운 오른쪽 허벅지 위로 진홍빛 흉터가 보였다. 조금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나뭇가지 같은 흉터의 끝이 보이기도 했다. 그 여자는 알까. 옆집 여자의 치마 속에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걸?
유림은 당장이라도 호재의 뇌를 갈라 그 단면에 쓰여있는 문장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 남자의 진심은 뭔지. 한낮의 밀회가 잠깐의 불장난인지 사랑인지.
유림은 질문 대신 호재의 옆자리에 누웠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시야의 반이 뒷산으로 채워졌다. 바람이 불 때마다 습기를 머금은 나무 향이 풍겼다. 투병 중에 잠깐 다니던 한의원에서 한의사가 한 말이 떠올랐다. 오장육부 중에 폐는 슬픔을 주관하는 장기라고. 뭐가 그리 슬퍼서 한쪽을 떼어내야 했나 생각해 보면 늘 호재가 떠올랐다.
지금은 내 것이잖아. 적어도 아침부터 한낮까지는. 그러니까 더는 슬퍼하지 말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