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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1026009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5-10-27
책 소개
목차
전락
작품 해설
알베르 카뮈 연보
책속에서
브라질의 강에 사는 조그만 어족(魚族) 이야기는 물론 들어보셨겠지요? 멋모르고 그 속에서 헤엄치는 사람에게 떼로 달려들어 쏙쏙 쪼아서 삽시간에 해골만 새하얗게 남겨놓는다는 물고기 이야기 말입니다. 저들의 사회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청결하게 살기를 원하느냐, 모든 사람처럼?” 하고 물으면, 물론 “네” 하고 대답하지요. 어떻게 아니라고 할 수 있겠어요? “좋아. 너를 깨끗하게 처치해주마. 자, 직업이다, 가족이다, 정기 휴가다.” 그러고는 조그만 이빨들이 살을 물어뜯어 나중엔 뼈만 남게 되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말해선 공정하지 못하군요. 저들의 사회라고 말할 게 아니지요. 그건 결국 우리 사회의 조직이니까요. 누가 먼저 남을 청산하느냐?
나는 이 나라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길에서 득실거리며 집들과 운하 사이의 좁은 공간에 틀어박혀 있는 그들, 안개와 차디찬 땅과 잿물처럼 김이 피어오르는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그들을 나는 사랑합니다만, 그건 그들의 존재가 이중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여기에 있으면서 딴 곳에 있는 겁니다.
솔직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나는 언제나 허영심으로 가득 찼습니다. 나, 나, 나, 이 ‘나’라는 말은 내 알뜰한 인생의 후렴 같아서, 내가 하는 이야기에는 언제나 그 말이 들렸답니다. 나는 자랑을 하지 않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었고, 특히 나의 숨은 재주인 그 겸양스러운 듯한 태도를 보이며 말할 때는 더 그랬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