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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32026688
· 쪽수 : 314쪽
책 소개
목차
자메이카의 열풍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에밀리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허리케인이 아니라 태비의 죽음이었다. 그것이 때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공포로 여겨졌다. 그것은 에밀리가 난생처음으로 가깝게 접촉한 죽음이었다. 게다가 폭력적인 죽음이었다. 늙은 샘의 죽음은 전혀 그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어쨌든 좋아하는 고양이와 흑인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손턴 부인은 지금까지 자기가 자식들한테 사실상 아무 의미도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면 깜짝 놀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아이들의 기질을 깊이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녀는 아이에 대해서는 선천적으로 아무것도 몰랐다. …… 실제로 손턴가의 아이들은 태비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했고, 다음에는 서로를 사랑했고, 어머니의 존재는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버지는 그보다 좀더 많이 사랑했는데, 그것은 아버지의 등자에 올라타고 집으로 가는 행사 때문이기도 했다.
에밀리에게 ‘양심’은 전혀 다른 것을 의미했다. 에밀리는 자신 속에 있는 그 은밀한 판단 기준을 아직 절반밖에 알지 못했지만, 그것을 두려워했다. …… 하지만 에밀리는 알고 있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자신의 어떤 행동이 양심을 깨울 것이고, 자기가 뜻하지 않게 저지른 터무니없는 일이 그녀에게 양심을 보내 회오리바람처럼 그녀의 영혼 주위에서 사납게 휘몰아치며 날뛰게 하리라는 것을. 행복한 무의식 속에서 몇 주를 지낼 수는 있을 것이다. 자기가 바로 ‘신’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섬광처럼 번득이는 환상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녀는 자기가 저주를 받았다는 것, 세상이 시작된 이래 자기만큼 사악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을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을 만큼 분명히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