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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39060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양장 제본서 전기
너를 닮은 사람
폐쇄되는 도시
실수하는 인간
돌아오다
지나간 미래
이곳에서 얼마나 먼
빛나는 상처
해설|실수하는 사회, 실수하지 않는 인간 - 김형중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건 죽는 것과는 다른 거겠지요?
그럼요. 고달픈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죽음을 생각해볼 수 있지요. 하지만 죽는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자살 도우미니 증발 브로커니 하는 범법자들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 서비스는 개인의 기억을 추출해내 양장 제본서로 남기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추출된 기억은 표지 속의 칩에 이식되고, 동시에 책으로 기록되어 허가한 대상에 한해 열람이 가능하게 되죠. 몸은 사라지지만 정신은 제본된 기억 속에 머물게 되는 거지요. 예전에는 기술 부족으로 기억을 모두 남겼는데 2001년부터는 머물고자 하는 기억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는 그 기억의 내용까지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영원히 보존해주고요.
「양장 제본서 전기」
석원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실수를 하며 살았는지 기억해보려 했지만 무엇이 실수였고 무엇이 고의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정확한 것은 태어난 것이 실수라는 것이다.
「실수하는 인간」
나는 할머니의 기대에 못 미치는 대학을 다녔지만 졸업과 동시에 외국계 금융사에 쉽게 취직했다. 할머니로부터 한시라도 빨리 독립하기 위해 열심히 학점 관리를 하고 외국어 공부를 한 결과였다. 나는 직장을 몇 년 다니다가 외국으로 발령받아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계획이었다.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 내 자신이 무가치한 인간처럼 느껴졌고 평생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좌절감만 들었다. 나는 할머니와 같은 땅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할머니는 내가 취직했다고 하자 직장에 다니지 말라고 했다. 다녀봤자 큰돈도 못 벌고 승진도 못 할 테니 힘 빼지 말라는 거였다. 할머니는 내 스스로 무언가를 해낸 것이 못마땅한 것 같았다.
「돌아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