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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문학사
· ISBN : 9788932045054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5-12-18
책 소개
목차
〈동시대 문학사〉 시리즈를 펴내며
기획의 말
김형중 계보 없는, 폭력의 문학사
이수형 국가와 폭력, 혹은 국가폭력의 기원
김영찬 폭발하는 분노와 충동의 목소리─충동의 문학사, 혹은 돌연변이의 계보학
임유경 문학과 검열─한국 현대문학의 형성과 제도적 무의식
권희철 중지한다, 금지한다, 너의 죽음을─5·18 소설을 중심으로 본 애도의 문학사
김형중 통치성의 소설사 시론
저자소개
책속에서
국가의 탄생이 국가폭력의 탄생이었다는 앞의 언급을 상기한다면 사실 모든 근대 국가가 그 안에 불법적·범죄적 기원을 내장하고 있을 텐데, 그런 것들을 잘 감춰온 서구 선진국들의 정치적 신화에 비하면 이스라엘 못지않게 우리나라 역시 국가의 기원에 시원적 폭력이 수반되었다는 역사적 참상을 노골적으로 증언하는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폭력의 문제를 단지 지우려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은폐하거나 외면하거나 두려워하는 것도 아닌, 그것을 직시하고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이번 12·3 비상계엄이라는 또 하나의 국가폭력의 망동(妄動)을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믿는다.
─이수형, 「국가와 폭력, 혹은 국가폭력의 기원」
한국문학의 역사에서 충동의 서사는 일차적으로 한국적 근대의 폭력에 대한 문학적 반응의 한 양식이었다. 그것은 대부분 통제되지 않는 분노와 짝지어져 있었고, 그런 만큼 소설 스스로가 폭력적 현실의 증상이 되어 격렬한 자기 파괴적 비판과 부정의 정신증적 드라마를 펼쳐놓고 있었다. 하지만 충동의 서사가 갖는 가능성은 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진실을 말하자면, 한국문학에서 그 가능성은 아직 절반도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출몰한 충동의 서사가 대부분 끔찍한 살인과 폭력을 동반하는 병리적 서사 너머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이를 방증한다.
─김영찬, 「폭발하는 분노와 충동의 목소리─충돌의 문학사, 혹은 돌연변이의 계보학」
문학은 검열과 함께 태어난다. 이는 문학과 검열이 서로의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체계 속에서 서로를 전제하며 상호 구성된다는 점을 뜻한다. 양자는 발화의 임계, 즉 무엇이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정치적 조건 안에서 작동한다. 이때 임계는 단일하고 고정된 경계가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라 미세하게 진동하는 허용 가능성의 스펙트럼을 지칭한다. 바로 이 유동성과 가변성으로 인해 검열은 단순한 금지 장치를 넘어 발화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가늠하고 배치하는 기준이 되며, 문학은 저항의 수사에 그치지 않고 우회, 생략, 다성적 발화, 형식적 변주를 통해 그 임계를 교란하고 재편할 수 있는 잠재성을 내포하게 된다.
─임유경, 「문학과 검열─한국 현대문학의 형성과 제도적 무의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