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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2039077
· 쪽수 : 281쪽
· 출판일 : 2021-11-01
책 소개
목차
1장 상속세
2장 한 사이즈 큰 걸로요
3장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4장 썅-서로울 나의 결혼식
5장 트위터는 내 땅이다
6장 좋은 녀석
7장 그 시선 거두어라
8장 털털하지 못한 나
9장 집으로 가는 길
10장 어떻게든 되겠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모든 일은 대체로 결국 괜찮더라. 두려움이 엄마를 전부 삼켜버린 것은 아니어서, 엄마는 항상 이 말을 내게 하곤 한다. 종종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엄마는 “모든 일이 항상 잘 풀리게 될 거, 너도 알잖니”라고 말한다. “항상 결국 잘되게 되어 있어.” 엄마 말이 옳다. 우리에게 진정한 비극은 일어난 적이 없다. 부모님과 오빠, 나,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단 한 번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적은 없었다.
이렇게 쇼핑을 싫어하는데도, 나는 옷에 대한 믿음이 있다. 나를 더 괜찮은 무언가로 바꿔줄 능력이 있다고 말이다. 우리 몸 안에는 다른 이를 전염시킬지 모르는 질병, 피지 덩어리 그리고 오줌과 똥으로 가득한 축축한 관이 뒤엉켜 있다. 그러나 우리가 괜찮은 옷을 입거나 거대한 목걸이를 걸쳐서 실제보다 돈이 더 많아 보일 수 있다면 누군가는 우리를 만져도 될 만큼 깨끗하다고, 같이 저녁을 먹거나 자기 부모에게 소개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학교에서 은근슬쩍 당한 인종차별에 대해 일러도 아빠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이렇게 물었다. “어떻게 애들이 네가 인도 사람인지 알았을까? 넌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는데.”
이건 내가 누리는 특권이기도 하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당신이 내 출신을 콕 집어 얘기하지 못한다는 건 동시에 내가 이곳 출신이 아니라는 걸 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 나는 백인이 아니다. 아니고말고. 하지만 나보고 넌 백인에 가깝다고 하면 그 말도 맞고, 또 반대로 넌 백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면 그 말도 맞는다. ‘당신은 다문화 출신입니까?’라는 설문 조사 문항이 있다면 그렇습니다란에 체크할 수 있다. 겉보기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다 가진 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