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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발리 카우르 자스월 (지은이), 작은미미, 박원희 (옮긴이)
들녘
17,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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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59257384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22-06-24

책 소개

스물두 살 인도계 영국인 여성 니키가 우연히 수상한 스토리텔링 수업의 강사직을 맡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그녀의 학생은 영국 내 인도 교민 여성들로, 대부분 사별한 여성 노인이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이들은 대신 평생 마음속 깊이 간직해두었던 성적 판타지들을 풀어놓는다.

저자소개

발리 카우르 자스월 (지은이)    정보 더보기
이야기의 힘을 믿으며 문학을 통한 사회 정의 실현을 추구한다. 첫 작품 『유산Inheritance』으로 2014년 시드니 모닝 헤럴드 최우수 젊은 호주 소설가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은 2017년 싱가포르 국제예술제에서 영화로 각색되었다. 두 번째 소설 『슈거브레드Sugarbread』는 2015년 에피그램 북스 픽션 상과 2018년 싱가포르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Erotic Stories for Punjabi Widows』은 그녀의 세 번째 소설이다. 2017년 3월 공개되어 세계 각국의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이스라엘, 폴란드, 독일, 스웨덴, 그리스, 중국, 브라질, 에스토니아 등지의 출판사들과 번역출판계약을 맺었고, 2018년 리즈 위더스푼 북클럽과 걸리 북클럽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다. 예일-NUS 칼리지와 난양 공과대학교(NTU)에서 작문을 가르쳤으며, 그곳에서 남아시아 디아스포라 글쓰기에 대한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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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미미 (옮긴이)    정보 더보기
인디 걸그룹 ‘미미시스터즈’ 멤버. 생활 밀착형 노래를 짓고 부르며,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한다. 사 년간의 인도 생활을 마치고 인도를 그리워하다가, 박원희와 인도에 관한 이야기를 번역하고 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수다 떨며 다 해먹다가 자연사하는 것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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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희 (옮긴이)    정보 더보기
언어로 때리고 상처를 주기보다는, 안아주고 성장시켜주고 싶다. 어쩌다 인도에 살면서 친구가 된 작은미미와 함께 인도와 관련된 서적을 번역하고 있다. 작은미미와 함께 인도 출신 저널리스트 사치 코울의 에세이 『어차피 우린 죽고 이딴 거 다 의미 없겠지만』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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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왜 언니는 중매결혼을 하려 할까?

카미즈의 화려한 색감과 옷감 바스락거리는 소리, 연필 두드리는 소리, 향수와 강황 냄새가 감각을 자극했다. 목적이 분명해졌다. ‘영국엔 이곳 사우스홀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있잖아. 한번 바꿔보자고.’ 분개하여 눈에 불을 밝힌 여성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집필할 것이다. 온 세상이 읽을 바로 그런 이야기를.

또 이렇게 부딪치다니. 가족을 욕보인 딸내미로 사느니 차라리 법에 따라 기소된 범죄자로 사는 게 훨씬 수월할 것이다. 범죄자는 딱 정해진 만큼만 형을 살면 되지만, 이 죄책감의 여정은 언제 끝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우리는 항상 그런 이야기를 한다구요.” 만지트가 말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외로운 밤을 가십으로 채울 거라 생각하지만 언제까지나 그런 얘기만 할 수는 없어요. 우리가 진정 그리워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훨씬 재미있거든요.”

‘다들 틀렸어.’ 스니타는 생각했다. ‘세상을 내 방식대로 바라본다고 해서 불행해지지는 않아.’

“하지만 섹스와 쾌락은 본능적인 거잖아요? 만족스러운 섹스는 오감을 자극하죠.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예요. 당신과 나, 우리는 섹스를 그저 발달된 발명품처럼 여기죠. 읽기, 쓰기, 컴퓨터 사용법 같은 다른 기본적인 것들을 익힌 후에 섹스에 대해 배웠기 때문이에요. 그분들은 그런 것들을 익히기 전에 섹스를 경험했죠.”

아주 오래전, 희미하게 이런 기분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여자와 남자가 만나 무엇을, 왜 하는지 처음 알게 되었을 때였다. 젊은 시절의 그 흥분을 까맣게 잊은 채 살아왔지만, 한때 그녀는 거기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다른 인간과 이렇게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생을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어제를 회상하니 다시금 몸에 전율이 일었지만, 이내 수치심이 밀려들었다.
“근데 내가 왜?”
자기도 모르게 입 밖으로 뱉은 질문이 방 안을 감싼 침묵을 깼다. 왜 그녀가 수치스러워해야 하는 걸까? 그녀는 그런 존재였기 때문이다. 여자, 특히 자기처럼 나이 깨나 먹은 여자는 간밤에 느낀 것과 같은 종류의 쾌락을 탐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엄마, 나는 사우스홀에서 단순히 나쁜 짓을 시작한 게 아니야. 그 일을 그만둘 생각도 없어요. 우리 수업은 여자들에게 그들도 받아들여지고 지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어요. 난생처음으로 가장 사적인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나누었고,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야. 난 그들이 그 사실을 발견하게 도와준 거고, 나 또한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 여자들은 불의를 봐도 고개를 돌리는 사람들이었어요. 간섭하거나 경찰을 찾아가는 건 부적절하다고 배웠으니까. 그런 그들이 내가 위험에 빠졌을 때는 주저하지 않고 스스로 위험 속에 발을 들였어. 싸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이딴 이야기들이 우리 공동체를 얼마나 망치고 있는지 아십니까? 내가 복사본을 만들어주면 더 많은 집에 퍼뜨릴 게 아니냐고요.” 아카시가 씩씩거렸다.
“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쿨빈더는 말했다. 진실이 밝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를 망치는 건 너랑 너같이 편협한 생각을 가진 패거리들이지.” 형제회는 이런 식으로 추종자들을 모으는구나. 쿨빈더는 새삼 생각했다.

쿨빈더는 팔 아래에 서류철을 낀 채로 다시 집을 나와 안셀 로드를 걸어갔다. 줄지어 선 집들을 지나가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다. 저 집에 사는 사람들도 이 이야기를 읽었을까? 그들의 인생도 바뀌었을까? 조용히 내리는 안개비가 쿨빈더의 머리카락에 마치 보석처럼 잔뜩 붙어 있었다.


왜 언니는 중매결혼을 하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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