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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아이 뜀틀

미래 아이 뜀틀

구윤재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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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아이 뜀틀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미래 아이 뜀틀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5252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6-04-23

책 소개

구윤재 첫 시집 『미래 아이 뜀틀』. 55편의 시를 통해 감각의 기억과 미지의 시간을 그려낸다. 가만한 리듬 속 단단한 장면으로 미래와 허무를 교차시키며 시적 세계를 펼친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모루와 노루 | 다락의 노미 | 흔들려 움직이는 | 원목 연습 | 유리새 | 티피 | 유리새 | 유리새 | 투명한 손길 | 그 아이들을 우연히 만났다고 하자 | 유리새
2부
모래밭의 나쁜 아이에게 | 캐치볼 | 겨울은 양쪽에서 온다 | 남조식물 | 사진을 보는 법 | 유리새 | 성우의 바다 | 정글짐 | 아이 | 유성우가 떨어진다 | 지민의 하루 | 코끼리 씨 | 코끼리 씨 | ETA | 미술관에 가면 | 달리는 미술관 | 팽오레쟁 팔미에 쇼송오폼 | 잠정 진리
3부
줄무늬 빛이 들어온다 | 미래의 빛 | 잔상 | 당신이 당신에 대해서 모르는 것 | 화분과 우산 | 모델 빌리지 | 나나에서 나나에게 | 킨츠키 만들기 | 목욕 | 사이 | 잔의 형상 | 다녀왔어
4부
무조음악 | 재앙으로 시작해서 재앙으로 끝나는 영화 | 레몬 열차를 타고 떠나 | 계란후라이는 독립적인 메뉴가 아니다 | 미래 입기 | 지민의 새 | 중요한 게 그게 아니야 | 캠프파이어 | 이름 없는 개 | 더 좋은 기회 | 스포츠센터 | 스포츠센터 | 스포츠센터 | 접시 되살리기
해설
한 뼘의 미래 · 홍성희

저자소개

구윤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24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미래 아이 뜀틀』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 이 돌은

나의 고양이를 닮았군 나의 고양이를 닮았다 나의 고양이는 길에서 1년 정도 생활한 것으로 추정되는 아름다운 고양이로 자외선 차단 능력이 없어 삼색으로 곱게 타버린 그러나 살성이 말랑하여 만지면 주르륵 흘러내리던 그 고양이는 해를 너무나도 좋아하여 커튼을 쳐도 커튼 속에 들어가 햇볕을 쬐던 고양이인데 그 고양이는 그렇게 되었다 어느 날 녹아버려 창틀이 되어버린 그리하여 나로 하여금 열 수 있는 창문을 앗아 가버린 못된 삼색 고양이를 닮았다 지금 내 밑에서 꾸벅꾸벅 조는 이 돌을

한참을 보다가 다리가 저릿저릿하여 고개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는 나의 마음을

그러거나 말거나 돌은 내가 만든 이 그늘이 좋은 모양 떨어지는 물방울이 못내 간지러운 모양 양옆으로 조금씩 굴러 눈을 비비는 돌을 나는 조심스레 내 손바닥 위에 올려 손끝으로 살살 쓰다듬는다 찢어지게 하품을 하는군 내심

마음이 좋아진 내가 서서히 일어나 돌과 함께 걷는다 돌이 깨지 않도록 천천히 걷는 내 발걸음을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 않는 돌이 그늘 밑에서 기지개를 켜더니 잘 준비를 마쳤다는 듯 눈을 완전히 감아버린다 나는 돌이 녹지 않도록 고개를 숙인 채로 살금살금 그림자와 함께 돌을 데려간다
―「흔들려 움직이는」 부분


너의 목덜미를 타고 흐르는 땀을 길이라고 하자
그 땀을 타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너의 어딘가에 고였다고 하자
너의 다리를 비추는 거울에서 무언가 태어났다고 하자 물속이라고 하자
꿈속에서 만난 다정한 여름처럼
너의 무의식에 숨어 자란 그것이 네가 웅덩이를 밟은 오후에 깨어났다고 하자
파란 우산에 달라붙은 물방울을 아이라고 하자
데구루루 굴러떨어지듯 태어나는 게 아이의 본질이라서 네가 그 아이들을 줍느라 많은 생을 써버려야 했다고 하자
구름에 몸을 뉘었다고 하자
누워 있는 너의 베개 위로 아이들이 뛰어들고 발밑을 뛰어다니며 웃다가 별안간 울음을 터뜨렸다고 하자
너는 그것이 슬프고 괴롭지만 그만두고 싶지는 않았다고 하자
[……]
아이들이 너의 이불을 고쳐 덮어주고 너의 가르마를 정갈하게 내어주고 손톱과 발톱을 깎아주고 오래 자장가를 불러주었다고 하자
네가 겁먹지 않고 잠들 수 있도록 옛날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하자
자기들의 슬픈 결말을 바꿔 썼다고 하자
네가 늘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꿈을 꾸었다고 하자
아이들이 동화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 늦은 새벽 머리가 젖은 채 깨어나는 일은 없었다고 하자
네가 머리를 그러모아 손등으로 목덜미의 땀을 훔쳤다고 하자
그 순간 모든 길이 동시에 닫히고 골목에 갇힌 아이들이 눈을 감았다고 하자
우수수 쏟아지며 너의 선택을 감내했다고 하자
―「그 아이들을 우연히 만났다고 하자」 부분


나는 은수와 구겼던 골목을 펼쳐
방에 걸어놓는다

철봉에 거꾸로 매달린 아이들이
앞니 빠진 자리를 드러내며 웃는다

운동장은 점거 상태다

MISSING
은수를 기다리는 나의 상태:

모르는 사람의 엉덩이 밑에 깔린 겉옷의 마음을 누가 헤아리리

은수 없이도 계절은 바뀐다 그것은 끔찍하지만 삶을 중단하게 하지는 않는다 문틈에 찧은 손가락처럼 모두가 그 고통을 알지만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은수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사라졌다는 말은 홀연히라는 부사를 불러오므로 그러나 은수는 홀연히 사라지지 않았다 내가 여기에 있다

전단지가 해질수록 은수를 잃어버렸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나는 실종 상태로부터 은수를 꺼내 오기 위해 전단지를 붙인다

전단지는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어버림을 공표하기 위해 필요하다

은수는 잠정적으로 실종 상태다

은수가 돌아올 때까지 이것은 잠정적이다 그러나 달리 써볼 수 있다

은수가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고
―「잠정 진리」 전문


도서 정보 제공 : Yes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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