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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4562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6-07-24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고개를 드는 순간 | 오래된 통증 | 잘못한 인사 | 웃기 위해 | 높은 시선 | 애매한 경계 | 나의 전야 | 면전으로 온다 | 우리가 여기 앉아 | 반성이 과한 만두소처럼 | 탐정처럼
2부
어떤 애도 | 뒤 | 순간의 진실, 영원한 진실 | 귓불을 봄볕처럼 만지는 거짓들 | 꽃 피기 전 | 골목집 문밖 의자 | 여우비 | 아직도 | 극대비 | 꽃들이 오는 길로 사랑이 갔다 | 스승이 꿈에 | 지름길
3부
꽃무늬 손수건 | 지금은 4월 | 타인의 행복 | 어느 간절기 | 시인의 가방 | 강이 여자를 | 인생 총량 | 처음으로 | 집으로 돌아가자 | 화사한 우울 | 속살 | 젠틀맨을 들이다 | 화룡정점 | 빛의 계단참
4부
어제도 내일도 없는 것처럼 | 달빛에 깨다 | 안녕, 안녕 | 그럴 때가 있지 | 눈, 눈빛 | 희한하다 | 한끝 | 회복기의 봄날 | 의심을 품자 | 언니의 언니 | 특급 인생 | 허무의 반전 | 바람이 오는 길 | 직립
해설
두 번의 용서 · 박혜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두 시간째 마주 앉아
긴 침묵 끝에 들은 말
너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이제야 알겠다
암흑을 더듬던 내 손가락이
가는 대롱처럼
바닥의 네게 닿았다는 걸
그랬구나, 그랬구나
처음이 아니구나
무릎이 꺾이고
숨을 쥐어짰을
죽으면 그만이라고,
한순간이라고, 나직이 되뇌었을
너를 느낀다
굳기름 같은 표정 걷히고
제단의 촛물처럼
너는 다시 맑아진다
하늘에는 먹장구름 멈춰 있다
마음만이
구름을 뚫고 솟구친다
대지가 온 힘을 다해
더운 입김을
후욱후욱
불어줄 때가 되었다
―「우리가 여기 앉아」 전문
요가 수업엔
할머니가 몇 끼어 있다
그들은 늘 앞자리를 차지하고
나는 그들 뒤에
땡볕처럼 앉는다
나보다 20년을 더 살아낸
그들이 몸을 쭉쭉 늘인다
우물처럼 깊게
해안선처럼 길게
숨이 짧은 내 몸은 그들처럼
늘어나지도 젖혀지지도
꺾이지도 않는다
(삶을 꾸준히 단련하는 자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
예감했던 걸까
처음 여기 왔던 날 나는
이유 없이 눈물을 흘렸던 것도 같다
알 수 없는 그 눈물에 놀라
조금 더 울었던 것도 같다
어제 입은 옷까지 서로 알고 있는
노인들은 풍성하고
나는 홑겹이다
―「여우비」 부분
왼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오른쪽으로 귀를 기울였다
허공으로 눈길 들어 올리는
그의 행복
사방에서 오고 있다
곳곳에서 오는 소식으로
한차를 탄 옆 사람이
한숨 쉬는 동안에도
행복이 그의 귀에다 속삭인다
입꼬리를 끌어당긴다
[……]
그가 눈부셔
나는 굴속 같은
옆 사람을 자꾸 돌아본다
―「타인의 행복」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