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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가
· ISBN : 9788932431499
· 쪽수 : 808쪽
· 출판일 : 2021-06-30
책 소개
목차
찬사 / 서문
어린 시절, 1901~1922
1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탄생
2 행복한 유년기
3 소년의 몽상
4 첫 작품을 만들다
5 시어스의 기숙 학교
6 조숙한 열정
7 제네바 미술 학교
8 이탈리아 여행
9 불행한 사랑
10 비앙카의 반신상
11 낯선 이와의 여행
12 진로를 정하다
파리 생활과 초현실주의, 1922~1935
13 파리 생활을 시작하다
14 미친 천재
15 위기와 성숙
16 플로라
17 숟가락 여인
18 성공적인 첫걸음
19 남과 여
20 초현실주의 친구들
21 초현실주의의 새장
22 노아유 정원의 인물
23 첫 개인전
24 아버지의 죽음
25 초현실주의와의 결별
도전과 시련, 1935~1945
26 이사벨
27 작아지는 형상
28 찬장 위의 사과
29 혼란의 시작
30 피라미드 광장의 사고
31 성냥개비만 한 조각
32 전쟁의 소용돌이
33 점령된 파리
34 제네바 생활
35 전차
36 아네트와의 만남
37 종전
자코메티 스타일의 확립, 1945~1956
38 이사벨과의 사랑
39 변화의 시작
40 길고 가느다란 형상
41 뜻하지 않은 동거
42 뉴욕에서 성공을 거두다
43 아네트의 초상
44 결혼과 대작들
45 명성을 쌓다
46 피카소와의 갈등
47 불화의 시작
48 고도를 기다리며
49 고독한 천재
50 베네치아의 여인들
영광의 날들, 1956~1966
51 일본인 친구
52 맨해튼 광장
53 사라진 색채
54 카롤린
55 위험한 여신
56 음향과 분노
57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영광
58 죽음의 문턱에서
59 어머니의 죽음
60 갈등의 심화
61 지지 않는 열정
62 영원한 파리
63 마지막 나날들
참고 문헌 / 옮긴이의 글 / 찾아보기
리뷰
책속에서
바로 그 순간 알베르토 자코메티에게는 모든 것이 영원히 변했다. 인생은 시련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그는 깨달았다. 그때까지 그는 죽음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몰랐고, 누군가의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한 적도 없었다. 그에게 삶이란 그 자체의 지속성과 영원성을 가지는 힘이고, 죽음은 단지 운명적인 사건이며 삶의 장엄함과 가치를 약간은 고양하는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순식간에 눈앞에서 벌어진 죽음으로 인해, 그는 삶을 무로 끌어내리는 막강한 힘을 경험하고 존재에서 비존재로 옮겨 가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한 남자가 있던 곳에는 껍데기만 남았고, 한때는 가치 있고 장엄해 보였던 것이 이제는 부조리하고 보잘것없었다. 그는 삶이 연약하고 불확실하고 덧없는 것임을 목격했다.
초현실주의는 알베르토가 개인적·미학적 진전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었으나 그에게 진보는 이루어지는 즉시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는 지나치게 열성적인 데다 도저히 만족할 줄 모르는 성격이라서 매우 뛰어난 성취라도 단순히 연속적인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점점 모든 이상적인 운동에 공통되는 구속, 타협, 위선, 반박, 질투, 야심의 충돌을 참을 수 없어 했다. 현실적으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 판단하기 어려워지자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그에게 삶은 끊임없이 재생되지만 결코 끝나지 않는 연속성을 지닌 것이다. 어떤 부분도, 어떤 사람도 전체를 줄이지 않고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의 친구들은 거의 대부분 초현실주의자였는데, 주목할 만한 사람만 해도 브르통, 막스 에른스트, 미로, 이브 탕기, 엘뤼아르, 크르벨이 있었다.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작업을 하던 그는 이제는 밤이 끝날 때까지 일을 하게 되었고, 날이 밝아오면 탈진한 상태로 침대로 갔다. 특히 조각 작품을 만들 때는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다. 다시 만들고 고쳐 만들고, 또다시 만드는 지루한 과정이 반복되었다. 새벽 대여섯 시까지 외롭고 힘들게 모델을 서 줄 사람은 없었기 때문에 그는 대부분의 작품을 모델 없이 기억이나 상상을 통해 만들었다. 그는 눈만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점토를 매만져 가면서 혼자 작업을 했다. 그의 손가락은 마치 그것만의 의지가 따로 있는 듯이 자유롭게 조각 작품의 표면을 위아래, 앞뒤로 만지며 지나갔다. 그런 터치의 순간마다 전에는 결코 존재하지 않았던, 반드시 더 좋지만은 않은 새로운 것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