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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은이), 최윤주 (옮긴이)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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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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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페스트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912295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14-11-20

책 소개

열린책들 세계문학 229권. 알베르 카뮈는 20세기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며, 작품들을 통해 존재의 부조리성의 문제들을 끊임없이 다뤘다. 그가 다섯 번째 발표한 작품에 해당하는 <페스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흔히 '흑사병'이라고도 하는 죽음의 질병 페스트에 관한 책이다.

목차

제1부
제2부
제3부
제4부
제5부

역자 해설 부조리의 미학, 반항의 윤리
『페스트』 줄거리
알베르 카뮈 연보

저자소개

알베르 카뮈 (지은이)    정보 더보기
그 모든 것에 항거하며 인간의 부조리와 자유로운 인생을 깊이 고민한 작가이자 철학자. 1913년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알사스 출신의 농업 노동자였던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 중 전사하고, 청각 장애인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가난 속에서 자란 카뮈는 유년 시절의 기억과 가난, 알제리의 빛나는 자연과 알제 서민가의 일상은 카뮈 작품의 뿌리에 내밀하게 엉기어 있다. 구역의 공립 학교에서 L. 제르맹이라는 훌륭한 스승을 만났다. “나는 자유를 빈곤 속에서 배웠다.”라고 하기도 했는데, 알제리에서 보낸 유년기는 그가 작가적 양분을 공급받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의 도움으로 장학금을 받고 1923년 프랑스 중등학교 리세에 입학했고, 이후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으나 1930년 폐결핵으로 자퇴를 했다. 결핵 발병으로 누구보다 좋아했던 축구를 포기했다. 바칼로레아 준비반에서 철학 교수이자 에세이스트인 장 그르니에를 만나 큰 영향을 받고, 이후 평생 그와 교류를 이어갔다. 어렵게 대학에 진학해 고학으로 다니던 알제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해 철학을 전공하는 동시에 정치 활동과 연극 활동에 집중했다. 1932년 장 그르니에가 주도한 조그만 월간 문예지 [쉬드Sud]를 통해 처음으로 첫 에세이 《새로운 베를렌Un Nouveau Verlaine》을 발표했다. 대학시절에는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한 적도 있었다. 결핵으로 교수가 될 것을 단념하고 졸업한 뒤에는 진보적 신문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 한때 공산당에 가입했던 그는 비판적인 르포와 논설로 정치적인 추방을 당하기도 했고, 프랑스 사상계와 문학계를 대표했던 말로, 지드, 사르트르, 샤르 등과 교류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1937년 첫 산문집 《안과 겉》을 발표하고, 이듬해부터 [알제 레퓌블리켕]의 기자로 활동하다가 1940년에 파리로 활동 무대를 옮겨 [파리수아르]의 기자가 된다. 독일에 점령당한 파리에서 검열을 피해 지방으로 옮긴 [파리수아르]를 따라 이동하는 동안에도 집필 활동에 매진한다.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 《결혼》(1938)은 아름다운 산문으로, 그의 시인적 자질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1942년 7월, 자신의 첫 소설이자 대표작이 되는 문제작 《이방인(異邦人) L' tranger》을 발표하면서 주목받는 작가로 떠올랐다. 이즈음 레지스탕스에 가담하여 프랑스 해방 운동에 참여한 카뮈는 철학 에세이 《시시포스 신화》(1943), 희곡 작품 「오해」(1944)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저항운동에 참가하여 레지스탕스 조직의 기관지였다가 후에 일간지가 된 [콩바]의 편집장으로서, 모든 정치 활동은 확고한 도덕적 기반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 좌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집단적 폭력의 공포와 악성, 부조리함을 알레고리를 통해 형상화한 소설 《페스트》로 문학계의 대반향을 일으켰고 1951년에는 마르크시즘과 니힐리즘에 반대하며 제3의 부정정신을 옹호하는 평론 《반항적 인간》을 발표하여 지성계에 큰 논쟁을 촉발한 사르트르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가 10년 가까운 우정에 금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1956년 《전락》을 발표하면서 사르트르에게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방인》, 《시지프의 신화》를 발표하며 문학가를 넘어 사상가로도 인정받기 시작했고, 실존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엄마, 무명인, 그리고 나의 ‘죽음’을 연달아 맞닥뜨리며 삶의 부조리를 고뇌하는 모습은 이후 오랫동안 수많은 독자를 실존주의의 세계로 이끈다. 와 라는 희곡을 쓰며 희곡 작가로도 활동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고, 1957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대문호의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알제리 독립을 둘러싼 논쟁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 가지만, 카뮈는 생전 인터뷰에서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보다 더 부조리한 죽음은 상상할 수 없다.”라고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1960년 1월 4일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 이때 사고 차량에 있던 가방에서 초고 형태로 발견된 《최초의 인간》은 1994년에야 빛을 보게 된다. 이 외에도 《여름》, 《유배지와 왕국》, 《행복한 죽음》, 《정의의 사람들ㆍ계엄령》, 《결혼, 여름》, 《태양의 후예》, 《젊은 시절의 글》, 《스웨덴 연설ㆍ문학 비평》, 《최초의 인간》, 《여행일기》, 《단두대에 대한 성찰ㆍ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전락·추방과 왕국》, 《안과 겉》 등의 작품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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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성심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와 한불문화재단에서 강의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연구: ‘반대 오이디푸스’에서 ‘반(反) 오이디푸스’로」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로제 다둔의 『폭력: 폭력적 인간에 대하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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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그게 무엇인지 자네야 당연히 알겠지?」 그가 말을 꺼냈다.
「저는 분석 결과를 기다릴 뿐입니다.」
「난 말이야, 그게 무언지 알고 있다네. 분석 따윈 내게 필요치 않아. 내 의사 경력의 일부는 중국에서였고, 그런 다음 20여 년 전 파리에서도 이런 경우를 좀 봤었지. 당시에는 그것에다 감히 이름조차 붙일 수 없었다네. 여론이란 신성해. 혼란은 안 되지. 그럼, 안 되고말고. 어떤 동료 의사 말마따나 <그럴 수가 있나, 그것이 서양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닌가>. 그렇지,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지, 죽은 사람들 빼고 말이야. 자, 리유 자네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만큼이나 잘 알고 있을 거야.」
리유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는 진료실 창문을 통해서 멀리 바닷가에 단단히 자리 잡은 돌 투성이 절벽의 능선을 바라보았다. 푸르지만 빛을 잃어 칙칙했던 하늘이 오후가 지나감에 따라 차츰 말갛게 개이고 있었다.
「그래요, 카스텔.」 그가 말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하지만, 페스트가 틀림없어 보입니다.」


추상적인 것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그것을 조금 닮아야 한다. 하지만 랑베르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겠는가? 랑베르에게 추상적인 것이란 자신의 행복을 가로막는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사실 리유는 어떤 의미에서 신문 기자가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추상적인 것이 구체적인 행복보다 더 강력한 것인 양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기에, 따라서 그런 경우에만은 반드시 추상적인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 이후에 랑베르에게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일이 바로 그랬고, 후일 랑베르가 했던 고백을 통해서 그 사실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리유는, 또한 무엇보다도 새로운 각도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과 페스트라는 추상적 관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를 테면 우울한 투쟁과도 같은 것, 오랜 기간 동안 우리 도시의 삶 전체를 지배한 그 투쟁을 계속 추적할 수 있었다.


페스트에 감염된 도시 안으로 바깥세상이 들여보내는 격려와 응원을 라디오에서 듣거나 혹은 신문에서 읽을 때마다 의사 리유의 생각은 적어도 그랬다. 비행기나 육로를 통해서 보내진 구호품들은 물론이고 동정이나 찬양 일색의 논평들이 이제는 외따로 버려진 도시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럴 때마다 영웅적 무훈담이나 수상식 연설과도 같은 어투에 의사 리유는 참을 수가 없었다. 물론 그런 마음 씀씀이가 거짓이 아님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인간이 자신과 전 인류를 연결하는 그 무엇을 표현하고자 할 때 쓰는 상투적인 언어의 범위 안에서만 표현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를테면 그 언어는 페스트의 한가운데에서 그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가 하는 일상의 소소한 노력들을 표현해 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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