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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32919850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19-10-10
책 소개
목차
제1부 피카르디(1990년대 말 ~ 2000년대 초)
제2부 실패와 도주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란 아들을 통해 자신의 남성적 정체성을 강조하며 사내아이들에게 자신이 지닌 수컷다운 가치들을 전수해야 하는 법이었다. 그러니 아버지는 그렇게 할 테고, 나를 진짜 수컷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그의 남자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부모는 그걸 짓이라고 부르며 내게 말했다 그 짓 좀 그만해라. 그들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에디는 계집애처럼 굴까. 그들은 내게 엄하게 말했다. 가만 좀 있어. 그렇게 미친년 같은 요란한 몸짓 좀 그만할 수 없겠니. 내가 그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고 내 자신의 미적 취향을 고집하기라도 한 것처럼, 그들은 내가 스스로 선택하여 여자처럼 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내가 왜 이런 줄을 몰랐다. 그런 몸놀림에 의해 지배당했고 제압당했으며, 그런 날카로운 목소리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니었다. 내 발걸음도, 움직일 때 엉덩이가 좌우로 살랑살랑 뚜렷하게, 지나치게 뚜렷하게 흔들리는 것도, 내 몸에서 새어 나오는 날카로운 비명도, 갑자기 놀라움이나 황홀함이나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 내가 내지르는 것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 내 목구멍에서 새어 나오는 비명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니었다.
나는 커가면서 점점 더 묵직하게 내게 와 닿는 아버지의 눈길과 그의 내면에서 치솟는 공포, 그리고 자신이 창조한 괴물과 그 괴물이 매일매일 조금씩 더 확실하게 드러내는 비정상 앞에서 느끼는 그의 무력감을 감지했다. 어머니는 이 상황을 감당하지 못하는 듯했고 아주 일찌감치 두 손을 들어 버렸다. 더 이상은 못 하겠고 자신은 이런 걸, 나 같은 아들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이런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설명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