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라

나선형 회전 거울
제망매가
판도라
옥수수를 찾아서
스테이크와 된장찌개
고통과 더불어 살다
못다 한 이야기

작가의 말
추천의 글

아침 햇빛은 왜 저녁 햇살보다 짧고 투명하고 날렵한 걸까요?

여학생은 비켜라, 거추장스럽다! 한 남학생이 벌컥 화를 내는 거 있죠. 저는 머쓱해서 대강당으로 돌아갔어요. 나도 신나게 싸우고 싶은데 여자는 꺼지라고? 마음속으로 발을 동동 구르며 안달을 하고 있는데, 신입생 때 교지 편집 일을 같이했던 친구가 다가왔어요. 친구는 학내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었어요.
「밥이나 먹으러 가자. 네가 뭘 안다고 갑자기 끼어드니? 대학에도 다 파벌이 있고, 운동에도 다 맥락이 있어. 뜬금없이 나서서 설치지 마. 괜히 방해만 돼.」

남학생들은 그 대학 역사상 처음으로 감히 여학생이 단상에 뛰어올라 포효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자 비실비실 웃느라고 사태를 심각하게 보는 것 같지 않았어요. 말해야 한다, 전해야 한다. 그 생각밖에 없었던 저는 그제야 무수한 남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와 마주했어요. 갑자기 말문이 콱 막히는 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