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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34900146
· 쪽수 : 92쪽
· 출판일 : 2020-02-14
책 소개
목차
수런대는 책들
아이들이 몰려오다
책 읽는 아이들
폐교합니다!
구경꾼 학부모들
소문과 비밀
한밤중의 도서관
돌아온 책들
뒷이야기
리뷰
책속에서
발소리가 복도에서 멀어지자 책들이 수런댔어요. 교장 선생님이 혼자 읊조리던 말을 도서관의 오만 칠천이백팔십이 권의 책들이 다 듣고 만 거예요. 무덤처럼 고요한 도서관에서 그 소리는 갑작스런 재난 방송과도 같았습니다. 모두들 시무룩해 있는데 부루퉁한 스핑키가 먼저 입을 열었어요.
“또 또 책 정리 안 하고 그냥 가는군. 그럴 줄 알았다니까.”
그러자 주먹만 한 책, 주먹이는 부루퉁한 스핑키를 동생처럼 나무랐어요.
“스핑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학교가 문 닫는다는 말 못 들었어? 학교가 문을 닫으면 우린 어디로 가느냐고!”
종이로봇 카미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어요.
“잠깐, 침착해. 이 학교가 면사무소에 있는 큰 학교와 합쳐지는 거야. 아이들이 그리로 옮겨가는 거라고. 그러니까 우리도 그 학교로 옮겨가면 돼.”
종이로봇 카미의 자신만만한 말에 오만 칠천이백팔십이 권의 책들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몸을 뒤척이다가 교장 선생님은 깜빡 잠이 들었는데 꿈에서 멸치처럼 몸이 비쩍 말라비틀어진 판사가 남의 도서관에 떡 하니 앉아 있는 거예요. 교장 선생님이 얼른 들어와 나가 달라고 하니까 마른 멸치 판사는 다짜고짜 “폐교합니다.” 하며 땅땅 망치를 내리쳤어요. 하늘을 갈라놓을 만큼 큰소리로 말이에요. 교장 선생님도지지 않고 “이의 있습니다!” 하고 손을 들었는데 판사는 계속 “폐교!” “폐교!” 하고 외쳐 댔어요. 교장 선생님은 있는 대로 화가 나서 잠이 깼어요.
“자기가 판사면 나는 교장인데 감히 나를 무시해? 이의가 있다고 하면 들어주어야지. 흥! 귀에 귀지가 꽉 차서 죽게 될 위인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