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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34943396
· 쪽수 : 308쪽
· 출판일 : 2023-02-07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들어가는 말: 누구를 위해 지어진 세계인가?
팔과 다리
의자
방
거리
시계
에필로그: 도움을 보이게 만들기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추천의 말
리뷰
책속에서
장애가 있다는 말은 어맨다에게 자신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 전혀 아니다. 어맨다는 자신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거침없이 말할 것이다. 그는 매일 수십 가지 방법을 동원해 기존의 건설환경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그의 몸이 이 세상을 만나는 방식이 바로 어맨다를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다. 또 어맨다는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는 말이, 어맨다 자신과 비슷하든 아니든 기존의 ‘지어진 세계(built world)’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몸을 가진 다른 이들과 그 불화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뜻임을 알고 있다. 그것은 비장애인 학생이라면 오래 숙고해야 이해할 수 있고, 겉으로 드러나든 아니든 장애가 있는 학생은 늘 인지하고 있는 미묘한 사실이다.
테크놀로지가, 도구가, 기구가 하는 일이 보조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인간이 만든 모든 물건의 근본적인 속성이다. 안경에서부터 칼, 포크와 젓가락, 등산용 지팡이, 개에게 공을 던져주는 플라스틱 장난감 팔까지 온종일 우리 몸을 확장하는 평범한 사물을 떠올려보자. ‘스마트’ 기술로 증강되었든 아니든, 스마트폰을 통해 일어나는 무한한 확장과 아웃소싱도 생각해보자. 클립, 이쑤시개, 고무줄, 압정 등 잡동사니를 넣어둔 부엌 서랍을 열어보자. 전부 이 세계의 모든 몸과 함께 생활하는 흔한 보철물이자 보조기술이다. 원시적 기술이든 첨단 기술이든, 뻗고 조이고 연결하는 데 사용되어 이 세상이 난장판이 되어 해체될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를 온전히 붙잡아줄 도구들이다. 이 도구들은 모두 몸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사용되는 보조기술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장애는 일부에게만 영원히 속하는 고정된 딱지가 아니다. 누구나 그 자리에 설 수 있다. 단기적 부상과 장기적 질병, 스스로에 대한 인식(그리고 우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인식)과 이동 능력의 변화, 감정적 구성에 일어나는 만성적 오작동 같은 것들이 당장 내 삶에서는 현실이 아닐지라도, 언젠가 내 몸에서 또는 나와 친밀하게 삶을 공유하는 사람의 몸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