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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91656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0-10-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주문, 피고인을…….”
1부 사건 전야
1장 “책임감을 갖추지 못한 열일곱 살 어머니 밑에서…….”
2장 “양부의 거친 폭력에 시달렸으며…….”
3장 “중학교 시절에는 강도치사 사건을…….”
4장 “죄 없는 과거 교제 상대를…….”
5장 “계획성 짙은 살의를 봤을 때…….”
2부 판결 이후
6장 “반성하는 기색은 거의 보이지 않고…….”
7장 “증거의 신뢰성은 지극히 높으며…….”
에필로그 “사형에 처한다…….”
리뷰
책속에서
판결 이유는 누구를 위한 거지? 처음으로 사형 판결의 이유를 듣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곧 죽음을 선고받을 사람에게 그만 수긍하라고 들려주는 걸까. 아니면 분노에 사로잡힌 유족과 시민에게 이제 후련해하라는 뜻일까.
낭독은 십 분 이상 계속됐다. 숨 막히는 긴장감이 한동안 더 이어진 끝에 재판장은 고개를 한 번 살짝 끄덕였다. 침묵의 무게가 견디기 힘들다고 느낀 직후였다.
“주문, 피고인을…….”
한층 높은 목소리가 법정 안에 울렸다.
“사형에 처한다!”
“왜 넌 죄를 뉘우치려 하지 않을까.”
쇼가 문득 말했다. 얼굴빛을 바꾸고 “앉으십시오”라고 하는 교도관을 무시한 채 쇼는 아크릴판에 손을 갖다 댄다.
“왜 반성하지 않아?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네 죄에서 도망치지 마. 너만 죽는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야. 너한테서 벗어날 수 없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왠지 어린 시절 신이치의 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쇼를 똑바로 바라보던 유키노의 눈에 비하 섞인 웃음이 서린다.
“난 신이치와 만나고 싶은 생각 없어요.”
차가운 정적에 온몸이 찢어질 듯 아팠다.
“오늘은 그 말만 전하러 왔어요. 다시는 오지 마세요. 편지도 하지마세요. 지금까지 고마웠어요. 감사해요.”
“아, 미, 미안한데 그, 그거 말이야, 쇼…….”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름을 불렀다. 당장이라도 닫히려는 입을 신이치는 어렵사리 연다. 줄곧 느껴오던 의문이 있었다.
“사, 사형은 왜 있는 걸까. 바, 반성하게 하려고? 하지만 걘 그런 거 안 하잖아. 그, 그리고 반성하게 해봤자 주, 주, 죽이면 의미가 없잖아.”
쇼의 얼굴에 짓궂은 미소가 번져간다.
“뭐야? 신, 너 사형 반대론자야?”
“그, 그런 건 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