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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34993247
· 쪽수 : 28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1. 나를 맞이한 곳은 지옥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
다른 세상에 산다는 것
선교회와 트위터와 토끼뜀
비둘기와 쥐와 기욤
고백
프랑수아와 정원사와 위대한 질
매달 7일
라피크와 나심
좀도둑
범죄의 표적과 배낭
2. 흔들리는 것은 의자가 아니라 인생
시칠리아 청년과 쉬르쿠프
사망자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것
뜻밖의 연락
테러
여자와 함께한 시간
사라
끼니
잠자리
은신처 찾기
3. 아름다운 별을 보며 잠드는 것
세 얼간이의 여행
악취
아들과 꿈
죽음의 형태
로만과 드라공 스쿼트
늙은 노숙인들
스코틀랜드 노숙인
무료 급식과 레스토랑
와인과 맥주
개의 의미
4. 차가운 밤이 오기 전에
노노와 걀락
노노의 감옥살이
대화
한파주의보
알도와 마르틴
세 남자
소망 사항
호텔에서 보낸 하루
책과 계급
릴리안
5. 내 삶의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
배낭 없이 보내는 하루
추락의 이유
블랙리스트
잘못된 기사와 라디오의 자식
노숙인의 여름
인생은 놀라움
다양성
종교
아르튀스
꿈꾸던 집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아내가 떠나고 정확히 1년 뒤, 겨울이 다시 찾아왔을 때에야 나는 내게 닥친 상황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무방비 상태에서 초보자들이나 저지른다는 멍청한 실수를 했다. 115(프랑스 노숙인 도움 요청 번호)에 전화를 건 것이다. 하루아침에 전부를 잃은 사람들처럼, 나는 자그마한 도움과 위로를 상상했다. 인간의 존엄성이 최소한만이라도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러나 나를 맞이한 곳은 지옥이었다.
배낭은 내게 집과 같다. 배낭의 왼편 주머니는 서재로, 수명이 다한 휴대폰, 휴대용 라디오, 노트, 수성펜, 마커, 책 한 권이 들어 있다. 오른편 주머니는 맥주와 참치 통조림이 든 주방이자 파우더 룸이다. 욕실로 사용하던 윗주머니가 찢어진 이후로 나는 화장품을 이곳에 넣고 다닌다. 배낭의 제일 밑 칸은 침실이다. 여기에는 침낭 두 개와 깔개가 들어 있다. 중앙에는 드레스 룸으로 사용하는 주머니가 있다. 드레스 룸이라고는 하지만 갈아입을 옷 한 벌과 양말 한 켤레, 팬티 한 장, 청바지 한 장이 전부다.
아들, 아내, 옛 집…. 지금과는 너무 먼, 그래서 되찾고 싶은 것들. 욕조, 냉장고, 커피 머신, 내가 아끼는 물건들, 서재…. 구구절절 갖고 싶은 것도 참 많다. 나는 3년 전 혹은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면 앞으로 내게 일어날 일들을 전부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