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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6424817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2-09-09
책 소개
목차
제1부•신들을 위한 여름
트라우마
라이브
연착
몬순
폭서
상도동
신들을 위한 여름
아프리카 커피 자루
여름의 사실
하경(夏景)
잔서(殘暑)
여름잠
제2부•돌이키지 않아도 온 마음인 것으로
회복기
도벽
결심
남아 있는 나날
너의 낮잠
미아리
유기
월동
조명 가게
은하수비디오
컷트
올무
망정
제3부•에스키모의 나라
삭제 장면
리얼리티
팩트 체크
열린 결말
뜬눈으로
와사비
휴일
에스키모의 나라
소금과 빛
안식년
측량
경주
간절기
제4부•시절은 이제 상관도 안 하고
입춘
입춘소묘
사랑
단둘
창원
안양
내담
기도하고 있어요
춘분
희우
제주
삼천포
곡우 무렵
주문
해설|임지훈
시인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슬그머니 볕이 그늘로 들어온다
팔월 목전에는 볕도 버거운가보다
그늘은 기꺼이 자리를 내주고
처지와 사정을 서로 묻고 답하며
처음 만난 사이에도 알록달록한데
지나가던 바람이 어디 길을 묻길래
책을 덮고 내가 먼저 가르쳐준다
―「폭서」전문
초여름도 모자 벗고 인사를 다 했다
날마다 내가 오늘 본 가장 아름다운
나를 두고 그대라고 부르는 사람을
나 또한 그대라고 부르면서 그대의
그대가 되는 일은 이 세상의 좋은 일이고
여름 한철로부터 결국에 위임장을 받은
그대는 수개월 뉘엿대는 마음 이제 없이
낮곁을 늘려 여러 꽃말을 수소문한다
밤이 오면 흰 비를 데워 가져다준다
그때 나는 보채지 않고 말곁도 없이
연해지는 방법을 하릴없이 배우는데
전에는 스스로 괴롭히며 얻었던 것들이다
조용히 그러모아 그대는 녹지를 조성한다
그런 다음 군데군데 새소리를 마련하고
누구나 쓸 수 있게 해놓지만
가장 작고 촘촘한 새장은 내 몫이라
한여름에 사랑이 주인 노릇을 한다
―「여름의 사실」 전문
오전에 부탁한 바람이었다
제시간에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즈음 매일 예쁜 금잔화를 바라보며
그것의 어두운 꽃말을 입으로 외면서
해안선을 정돈하며 바로잡는 중
사람이 살지 않는 섬이 되어가는 중
(…)
내가 믿어지기를 바라는 사람
눈동자를 에워싸고 핀 꽃에 물 주며
하느님의 피로를 느낀 적이 있다
사람의 마음에 들고 싶어하는 일은 그만하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무슨 말 하는지 다 아시죠
―「회복기」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