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레몬을 하나 먹으면 (미니 에디션 더 쏙)

· 제목 : 밤에 레몬을 하나 먹으면 (미니 에디션 더 쏙)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24065051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5-12-10

시인의 말 004

1부 슬픔이 코 고는 소리
해빙기 012
해루질 014
피아노 레슨 017
피부와 마음 022
풍향 025
풀베개 029
폐문 032
파주 035
파스토랄 038
티후아나 기념품 가게 041

2부 능소화 지는구나
킨츠기 수업 048
키친 051
초생 054
지는 057
중정 060
저수지 휴게실 063
자카르타 065
자전거 버리기 068
원앙 070
양양 073

3부 인간을 관둔 이유는 아마 사랑이었을 거야
습설 078
스웨덴 가구 매장 081
솜털 오리들 085
스탄 게츠 088
사랑의 유람선 090
선릉과 정릉 091
사월 094
사슴농장 견학 097
사랑의 바깥 101
봉합 105

4부 저세상이 있다면야 모르지
복원 110
방공호 113
밤에 레몬을 하나 먹으면 115
믿는 사람 119
물방울무늬와 달빛 122
무주 126
마들렌 129
러시아의 풍경 묘사 131
돌아온 이야기 135
다시 봄꿈 137

5부 이 모든 게 꿈인 줄 모르고
높은 희망 140
나는 144
곶 147
개종 150
개의 마음 153
강릉 해변 메밀막국수 156
감은빛 160
가장 기억에 남는 163
가난 167
가든파티 168

전욱진의 편지 171
Crescent — Translated by Jack Saebyok Jung 177

내게 대답하는 와중에도
그는 허리를 숙여 개흙을 뒤졌다
대강 보아도 수완이 좋아 보였다

그때 멀리서 호루라기 소리가 들려왔고

내 귀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왼손에 든 랜턴의 빛은 바빠졌다

그 빛기둥이 눈꺼풀을 스쳐지난 순간
어쩐지 살아나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_「해루질」부분

그런데 이렇게나 작아지는 걸 보면
마치 사라지기를 바랐던 거 같은데
왜 아주 사라지지는 않을까
그게 나는 항상 의아하고

누군가의 손에 들린
사소한 내 모습도 이 세상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이
자주 나를 웃게 하고
_「피부와 마음」부분

같이 좋아하는 음악을 재생하면
이 시가 시작된다

이렇게 간단해도 되는 걸까 내가 물으면
이렇게 간단해도 되지 그 사람이 답하고

내 삶은 알몸으로 밖을 배회한다
자긴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고
처음부터 숨긴 적 없다고
_「스탄 게츠」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