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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아동 문학론 > 평론
· ISBN : 9788936449346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5-12-19
책 소개
섬세한 비평의 언어로 벼린 우리 동시의 미래
시와 동시, 소설과 평론을 넘나들며 활동해 온 김준현의 첫 평론집 『낮은음자리의 어린이』가 출간되었다. 동시를 ‘어린이를 위한 장르’로 한정하지 않고, 오늘의 어린이와 언어가 만나는 현장으로서 사유하며 동시 문학의 오늘과 내일을 성찰하는 비평집이다. 동시 창작자이자 평론가로서 어린이의 세계를 오래 응시해 온 저자는, 점차 낮아지는 어린이의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둘러싼 사회적 조건을 비평의 언어로 끈질기게 되묻는다. 동시의 현장성, 어린이 개념의 유동성, 청소년과 청소년시의 관계 등 그동안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던 질문들을 성실히 경유하며, 동시와 청소년시가 실제 어린이·청소년의 삶과 어떻게 공명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작가론과 동시집 해설, 서평을 아우르는 이 평론집은 기존 동시 비평의 빈자리를 메우는 동시에, 동시를 읽고 쓰는 일의 윤리와 기쁨을 새롭게 사유하게 하는 믿음직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낮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비평
동시의 오늘을 새로 그리는 김준현 첫 평론집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시와 동시, 소설과 평론을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을 이어 온 김준현의 첫 평론집이 출간되었다. 동시 창작자이자 동시 평론가로서 어린이의 세계를 오래 골몰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동시를 ‘어린이를 위한 장르’로만 한정하지 않고, 언어와 세계가 새롭게 관계 맺는 현장으로 바라본다. 상대적으로 비평이 활발하지 않았던 동시 문학의 자리에서, 김준현의 평론은 동시의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지금, 여기의 동시를 성실하게 기록하고 질문하는 작업이다.
『낮은음자리의 어린이』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분명하다. 동시는 오늘의 어린이와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 우리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어떤 높이와 거리에서 듣고 있는가. 저자는 언어를 처음 배우는 순간의 경이로움에서 출발해, 동시가 어린이에게 어떤 말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지, 또 그 말들이 어떻게 세계를 다시 감각하게 만드는지를 차분히 짚어 나간다. 동시 쓰기는 “동(同) 세대를 대변하는 언어가 아닌, 타자의 언어를 자신의 의향대로 구사해 나가기 위해 배우고 경험하는 단계에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언어로 말하는 일”이며(「우리의 한계와 경계를 인정할 시점」), 그렇기에 동시는 대상과 동일한 눈높이에서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보존하려는 마음과 가장 깊이 공명하는 장르라는 인식이 이 평론집의 출발점이다.(「시공간을 넘나들기」)
김준현의 평론은 어린이를 ‘이해할 수 없는 타자’로 남겨 두지 않는다. 오히려 아직 말의 모양이 완전히 결정되지 않은 존재로 존중하며, 그들이 서 있는 자리에서 언어를 다시 사유하려 한다. 그는 어린이의 목소리가 소음으로 치부되기 쉬운 현실을 짚으며, 사회적 주체로서 발화의 자율성을 인정받는 어른의 언어와 대비되는 어린이의 위치를 성찰한다. “자기 삶을 이끌어 가기 위한 실질적 행위를 담보하는 이가 어른”이 되는 현실, 그 가운데 “자기 삶의 주체임에도 (……) 어린이는 어쩔 수 없이 대상의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인식(「동시의 현장성」) 속에서, 동시는 점차 낮아지는 어린이의 목소리를 다시 불러오는 하나의 방식이 된다는 믿음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동시를 읽고 쓰는 일의 윤리와 기쁨
새로운 시대의 감수성을 담아 읽어 낸 동시의 미래
『낮은음자리의 어린이』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는 동시대 동시가 어린이의 현실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를 살핀 글들을 모았다. 동시의 현장성, 어린이 개념, 시간성과 시공간의 문제, 청소년과 청소년시의 관계 등 지금의 동시가 마주한 핵심 쟁점들이 담겨 있다. 저자는 가능한 한 ‘어린이의 편’에 서서 세계를 감각하고, 동시가 오늘의 어린이와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이는 동시를 둘러싼 담론을 갱신하려는 시도이자, 어린이 독자를 향한 신중하고도 책임 있는 응답이다.
김준현의 평론은 기존의 동시 담론을 단절하지 않는다. 선행 논의를 성실히 경유하면서도, 그동안 충분히 답해지지 못했던 질문들을 다시 꺼내 놓는다. 특히 청소년과 청소년시를 다룬 그의 글은 동시 논의의 외곽에 머물러 있던 영역을 중심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준현은 청소년시를 “혼잣말보다는 어떤 절실한 대화에 가까운 것”으로 바라보며, 그 대화의 상대로서 청소년시가 자리할 수 있으려면 “청소년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과 태도에 대한 오랜 응시”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청소년과 청소년시를 잇는 힘」) 창작자의 내면에서 질문과 고민이 거듭될수록, 동시와 청소년시가 말하는 현실과 실제 어린이‧청소년의 삶이 공명하는 지점 또한 풍부해질 것이며, 그렇게 형성된 고유한 목소리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2부는 작가론과 동시집 해설로 이루어져 있다. 오규원, 문현식, 임복순 등 우리 동시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해 온 시인들에 대한 논의를 통해, 현장성을 담보하는 동시의 계보를 재확인하는 한편, 이안, 유강희, 김성민, 남은우, 권기덕 등의 동시집을 해설하며 각 작품이 지닌 문제의식과 미학적 성취를 짚는다. 저자가 예리한 안목으로 신중하게 선택한 작품과 인용을 통해 동시의 다양한 결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것이다.
3부에는 동시집 서평을 모았다. 서평이라는 형식 안에서 저자는 좋아하는 작품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려 애쓰며, 비평이 지녀야 할 밀도와 긴장을 스스로에게 묻는다. 동시에 좋은 동시가 어린이 독자와 만나는 순간을 상상하는 기쁨을 숨기지 않는다. 이 책은 몇 년간 여러 지면과 현장, 서신과 대화 속에서 동시를 통해 나눈 이야기들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낮은음자리의 어린이』는 우리 동시 현장을 점검하며 동시 비평의 빈자리를 메우는 동시에, 동시를 읽는 새로운 감각을 제안하는 책이다. 동시를 쓰고 읽고 가르치는 이들, 그리고 어린이 목소리의 명랑함 이면에 깔린 말들에 귀 기울이고 싶어 ‘낮은음자리에서 수런거리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믿을 만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아름답고 경이로운
1부 동시와 현장
우리의 한계와 경계를 인정할 시점
빗방울 공화국
시공간을 넘나들기
어린이 개념으로부터 발생하는 원심력
순환하는 시간
동시의 현장성: 2020년대 어린이-현실을 수용하기
연과 연의 간격에는 언제나 숨소리가 있음을
어른을 위한 동시
청소년과 청소년시를 잇는 힘
2부 동시의 시대를 여는 사람들
단 한 사람의 보폭으로 독자를 내면화하는 힘: 문현식론
안경알처럼 투명하게 존재하는 세계: 오규원론
어른 화자의 탄생: 임복순론
돌멩이 하나로 무한을 품는 동심원: 이안 『오리 돌멩이 오리』
세상을 담는 세 줄의 악보: 유강희 『달팽이가 느린 이유』
모래·바람·편지의 무게로 여행하기: 김성민 『고향에 계신 낙타께』
우산을 쓰고 뛰는 동시,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도약: 남은우 『우산이 뛴다』
믿을 수 있는 환상: 권기덕 『사과의 몸속에는 사각형이 살고 있어』
3부 어린이와 마음이 닿는 자리
‘나’를 사랑하는 동시들: 임희진 『삼각뿔 속의 잠』
보호하는 마음: 김봄희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써 본 날』
바람의 바람은 가만히 있는 것: 박혜선 『바람의 사춘기』
파, 라, 솔 높은음자리 건반 위를 걷기: 유강희 『무지개 파라솔』
하나하나 답게답게: 유희윤 『도마뱀 사냥 나가신다』
낯선 곳을 여행하는 문장들: 김륭 『첫사랑은 선생님도 일 학년』, 김개미 『레고 나라의 여왕』, 정유경 『파랑의 여행』
다섯 번의 집들이 후기: 박철 『설라므네 할아버지의 그래설라므네』, 정연철 『알아서 해가 떴습니다』, 임동학 『너무 짧은 소풍』, 임미성 『달려라, 택배 트럭!』, 이근화 『콧속의 작은 동물원』
모르는 길로 가 보는 동시: 이안 「마늘 묵찌빠」
다른 모습으로 부활하는 동시: 송찬호 「너구리 일기」
어른과 어린이의 두 손으로 쓴 동시: 박송이 「낙엽 뽀뽀」
담담하고 깊은 응시: 남호섭 「느껍다」
수사 없이 투명하게 말하기: 송선미 「우산과 소이」
‘나’와 타자를 가르는 감정선: 신민규 「넘어 선, 안 될 선」
자유로운 흐름: 최명란 「水」
맞는 것 같아서 넘어갔는데 자세히 보니 아닐 때: 방지민 「ø」
드라큘라의 목소리: 김개미 「흐린 날의 독백」
타고난 대로 ‘그냥’ 자란다: 권태응 「감자꽃」
용감한 ‘김공룡’ 화자의 탄생: 정희지 「파키케팔로사우루스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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