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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451
· 쪽수 : 113쪽
· 출판일 : 2006-06-12
책 소개
목차
자서
I. 휘어진 호수
글씨들
떡집 여자
빵
다시, 범람하는 방
단층
나는 햇살 속으로 솟구쳤다
말, 무례한
옷걸이들
휘어진 호수
상수리나무에 관한 기록
자전거
종이 울리는 연못
날개
모래지치 꽃
두께
새 떼들
접시 위에 생선 비늘 하나
관절들
개 같은 한낮
물 속의 장례
일요일
II. 투덜거리는 계단
가시연꽃
경전선
정밀한 수사(修辭)
절정
얼룩
힘
녹슨 방
흰 개, 동백, 그리고 돌멩이
껍질
수북한 허공
지독한 사랑
원추리 꽃이 어느 날 성장호르몬을 맞는다면?
맨드라미가 있는 뜰
맨발
투덜거리는 계단
석류
껍데기들
호박잎 속에
무거운, 그녀
낙동강 역
III. 낡은 의자가 있는 방
비릿한 저녁
넙치
글씨들, 달빛과 바람 곁에서
행성들
폭설
풍경과 상처
눈사람
일출
절개지
정오의 사이렌 소리
그 방은 가끔씩 호수처럼 깊어진다
바퀴가 있는 풍경
시인
낡은 의자가 있는 방
막창 굽는 집
내당 4동 미장원
우리들의 성전
젖은 남자
감쪽같이,
작품 해설 - 비릿한 삶의 계단에 찍힌 시간의 지문들
저자소개
책속에서
지독한 사랑
그 방은 침묵 속에 쌓여 있고 그 방에는 아무도 살지 않고 그 방은 너무 휑하고 그 방에는 너무 가벼운 내가 있을 뿐인데 그 방은, 꽉 차 있다
그 방은 혼돈으로 꽉 차 있고 그 방은, 가혹하거나 간절한 말들이 터질 듯 팽창해 있다
그 방에는 수많은 말들이 무질서하게 널려 있고, 우울하거나 신경질적으로 걸려 있고
그 방의 혼돈 속에 있을 때
나는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고 그 방에 있는 동안 나는
안전하다, 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방의 말들은 내가 다가가면 부스러지고
내 손이 닿기 전에 아득하게 달아난다
농밀하던 그 방의 평화와 혼돈은 한순간에 허물어진다
나는 떠나버린 그들의 등 뒤에 텅 빈 채 서 있거나 그 방처럼 나도, 터질 듯 팽창하기를 기다릴 수 있을 뿐이다
침대 밑에, 서랍 속에, 벽 속에 숨어 있던 말들이 다시, 그 방을 가득 채우기까지
아니, 내가 이팝나무처럼 터져 새하얀 말들이 내 안 가득 흩날리기까지
커다란 허공이 시간과 대치하고 있는 동안
내 안의 문들은 차례로 빗장을 닫아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