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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7475
· 쪽수 : 134쪽
· 출판일 : 2006-12-04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전지가위
위대한 암컷
마근
복숭아
봄날의 도서관
언어로 가득한 주방
차디찬 고깃덩어리
만두
베이글 만들기
곰국
절여진 슬픔
그린티 아이스크림
칵테일
껍질
치한이 되고 싶은 봄밤
가을날의 피에로
쇠 침대
비눗방울
당 르 누아르
기린
바다로 가득 찬 책
그린다는 것
마젠타
화이트
블랙
회색이란
너의 이름
야생 보호 구역
하짓날 하오 세시
피어싱
달거리가 끝난 봄에는
연애에 대한 기억
미약 제조법
연애
고무장갑
벨트
고리
저녁 어스름처럼 스며든
마네킹
고슴도치
열두 개의 회색 벨벳 양복으로 남은 사내
에스컬레이터
미아
다몽증(多夢症)ㅡ몸
난지도
데자뷔
염
씻김굿
울음
빅 브라더
얼굴 작동 부호화 시스템
방 한 칸
어떤 하루
덩굴손
선물
다몽증(多夢症)ㅡ집
비
붉으락푸르락
이별
검은방울새
너무나 조용한 소풍
잠꼬대
돌계집
뭉게구름
나의, 나의 것도 아닌
보름달
작품 해설 - 렉터 박사, 외과 수술, 아니 식사 / 서동욱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바다로 가득 찬 책
네가 한 권의 책이라면 이러할 것이네
첫 장을 넘기자마자 출렁, 범람하는 물
너를 쓰다듬을 때마다 나는 자꾸 깎이네
점점 넓어지는 틈 속으로
무심히 드나드는 너의 체온에
나는 녹았다 얼기를 되풀이하네
모래펄에 멈춰 서서 해연을 향해 보내는 나의 음파는
대륙붕을 벗어나지 못하고
수취인 불명의 편지처럼 매번 되돌아올 뿐이네
네가 베푸는 부력은 뜨는 것이 아니라
물밑을 향해 가는 힘
자주 피워 올리는 몽롱함 앞에서 나는 늘 눈이 머네
붉은 산호(珊瑚)들의 심장 곁을 지나
물풀의 부드러운 융털 돌기 만나면
나비고기인 듯 잠시 잠에도 취해 보고
구름의 날개 가진 슴새처럼
너의 진동에 나를 맡겨도 보네
운이 좋은 날,
네 가장 깊고 부드러운 저장고, 청니(靑泥)에 닿으면
해골들의 헤벌어진 입이 나를 맞기도 하네만
썩을수록 빛나는 유골 앞에서도
멈추지 않는 너의 너울거림
그 멀미의 진앙지를 찾아 그리하여
페이지를 펼치고 펼치는 것이네, 그러나
너라는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나는 보네, 보지 못하네
네, 혹은 내 혼돈의 해저 언덕을 방황하는
홑겹의 환어(幻漁) 지느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