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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잡상인

날아라, 잡상인

(2009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우승미 (지은이)
민음사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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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잡상인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날아라, 잡상인 (2009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7482656
· 쪽수 : 261쪽
· 출판일 : 2009-06-29

책 소개

2009년 제3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우승미 작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선 강한 윤리 의식을 바탕으로 서민과 장애인들의 애환을 그린 작품으로, 능수능란한 작가의 입담으로 장애인이라면 당연히 불행할 것이란 우리의 편견을 단숨에 날려준다.

목차

울트라 칫솔맨의 지하철 입문기
잡상인의 규칙
미스터 리의 미스터리한 판매 실적
지하철은 돌고 돈다
0번 바보 카드
환상의 복식조
미스터 리의 숨겨진 사연
몸으로 듣는 거야
수화의 세계, 점자의 세계
빈티지 보헤미안의 환상적인 조율 솜씨
오해와 이해 사이에 스미는 부끄러운 마음
반사된 소리가 보여 주는 그림
날라리 극단
수지가 삼킨 달

작가의 말

저자소개

우승미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74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다. 200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빛이 스며든 자리」가 당선되었고, 장편소설 <날아라, 잡상인>으로 2009년 제33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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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아아,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급 세단을 타고 다니는 빌딩주가 지하철에서 3000원짜리 랜턴을 판다. 랜턴을 팔아서 빌딩을 세웠나 보지. 아무렴. 남의 아이디어로 스타덤에 오르고도 미안하다는 전화 한 통 안 해도 괜찮아. 어차피 골빈이 없었다면 그런 아이디어를 짜지도 못했을 거야. 그렇지. 귀머거리도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온몸의 모공에 청각 세포가 분포되어 있거든. 그렇고말고. 친자식처럼 귀애하다가 멀리 떠난 후 소식조차 없어도 돼. 차도르의 여인이 진짜 아들을 낳아 주었을 테니까. 어차피 난 가짜 아들인데, 뭐. 얼씨구. 피 한 방울 안 섞인 할머니에게 친자식을 떠넘기고 애꾸를 따라 밤도망을 가는 건 당연한 거야. 아마 애꾸는 엄마를 위해서라면 남은 눈 하나마저 빼 주었을걸. 절씨구. - 147~148쪽 중에서

“그 사람은 아마 수지 언니 임신한 거 몰랐을 거야. 수지 언니도 그 사람이 떠나고 나서야 알았는걸.”
“어쨌든! 사랑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라고.”
“그래서 철이 씨가 왔잖아. 아이 키워 주려고.”
“마음에 안 들어. 그게 무슨 사랑이니?”
“철이 씨, 전에 나한테 물었지. 내가 효철 씨 사랑하는 거 맞느냐고, 혹시 동정하는 거 아니냐고.”
“그랬지.”
“동정이 나쁜 거야?”
“그럼. 나쁜 거지.”
“어째서?”
(……)
“나도 예전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닌 것 같아. 사랑이라는 것, 늘 동정과 연민에서 시작돼. 누구에게? 삶은 고달픈 거잖아. 상대방의 고달픔을 보고, 너도 힘들구나, 너도 나처럼 아프구나, 그렇게 생겨나는 감정이 동정이고 연민이야. 타인에 대한 배려든 사랑이든 희생이든 모두 동정과 연민의 바탕 위에 있어. 그러니까, 동정이든 연민이든 사랑이든 이름만 다를 뿐 결국 다 같은 거야. 철이 씨, 사람은 누구도 다른 사람의 위에 설 수 없어. 우리는 모두 다 아래에 있으니까.”
“…….” - 179~180쪽 중에서


“여러분께 잠시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랫동안 안 해서 다 잊은 줄 알았던 멘트가 술술 나왔다. 웬일인지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를 보기 시작했다. 둘이 보니까 셋이 보고, 셋이 보니까 열이 봤다. 수지가 말했던 동조의 사회학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막상 시선 집중 속에서 멘트를 하고 보니 팔 물건이 없었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 것은 수치심임다. 수치심이 뭘까요? 그렇습니다. 부끄러운 마음이죠. 부끄러운 마음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혼자 잘났다고 설치고 다니는 왕 재수 인간이 되겠죠.
오늘 제가 여러분께 소개할 수치심은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을 때 오는 자책성 수치심이 아닙니다. 얘는 돈도 많고 예쁘고 성격도 좋은데 나는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이러면서 상대 비교하는 수치심도 아닙니다. 너무나 강렬한 나머지 자신을 미워하게 되고 꼴도 보기 싫다고 자신을 골방에 가둬 버리는 병적 수치심은 더더욱 아닙니다.
우리의 한계를 인식하게 해 주고, 우리가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며,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건전한 수치심을 1000원짜리 한 장에 드립니다.”
생각나는 대로 마구 지껄이다 보니, 수치심을 팔러 다니던 수지와 수치심 때문에 노숙 생활을 한다는 고려인이 떠오르면서, 역시 수치심이라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량 청소년에게 끌려가 집단으로 맴매를 맞고 있는 학생을 보고도 칼침을 맞을까 두려워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칠 때, 지하철에서 무거운 짐 든 할머니가 하필이면 앞에 서서, 아이고 삭신이야, 늙으면 죽어야지, 어깨랑 팔다리를 사정없이 두드리는데, 사실 저 지금 꿈까지 꾸면서 자고 있는 중이걸랑요, 하면서 두 눈 꾹 감고 의자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을 때, 불 좀 빌리자는 덩치 큰 초딩에게 우물쭈물하다가는 삥까지 뜯길까 봐 새로 산 라이터를 냉큼 쥐여 줄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수치심이에요. - 240~242쪽 중에서


수지가 외출복을 입고 코팅한 종이를 챙겨 들고서 현관문을 막 나서려 했다. 나는 다짜고짜 수지 앞을 가로막았다. (……) 절실하게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지하철을 돈다고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종교적 신념 때문도 아니고, 재미로 그러는 건 더더욱 아닐 텐데, 어째서 말장난 같은 짓을 계속하고 있는 걸까, 수지는.
어깨 위에 따뜻하고 묵직한 손이 얹혔다. 돌아보지 않아도 누구 손인지 알겠다. 효철이 이 녀석 정말 박수 같은 놈이라니까.
‘그림을 다 그렸기 때문이에요. 누나는 그림이 끝나면 나가요.’
효철이가 달래듯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모르겠다. 그림이 뭐 어쨌다는 건지.
‘그림은 누나가 그리지만, 책에는 다른 작가 이름이 찍히거든요. 이해해 줘요, 형. 자신이 보잘것없이 느껴질 때 나가는 거예요. 더 낮아지고 초라해져서 삶을 견디는 거예요.’
수지에게 그림은 생계의 수단이면서 즐거움이었다. 수지가 초안을 넘기면, 유명 작가가 약간의 리터치를 해서 작가 이름으로 출판된다고 했다. 자신의 그림이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세상에 나가고, 자신의 동의 없이 그림이 수정되는 것, 말은 안 해도 수지에게는 괴로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모르겠다. 더 모르겠어. 모멸감을 없애려고 수치심을 판다고? 자신이 더욱 초라해지는 자리로 간다고? - 207~210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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