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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37492327
· 쪽수 : 220쪽
· 출판일 : 2025-10-2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내가 발 딛고 선 곳에서
1부 철학이 시작되는 곳
1장 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밤 —목수 고니와 교정공 유리관
2장 경주로 되돌아가다 —가족 이야기를 쓴다는 것
2부 동료에게 말 걸기
3장 말이 어긋나는 시대에 말 걸기 —괄호를 벗기고 말한다는 것
4장 사랑과 돌봄은 왜 같은 말이 아닌가 —애정과 의존 사이
5장 우리는 어항 속 금붕어가 아니다 —학자와 대중이 동료로 만날 때
3부 우리가 의존하는 영토
6장 인공지능은 삶을 구할 수 있을까 —지도와 영토를 혼동하지 않는 법
7장 신발 속 돌멩이를 들여다보며 —내 방과 기후위기
결론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는 방법
감사의 말
참고 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 책이 일관되게 견지하는 하나의 태도는 동료에게 말 걸기다. 철학책에서 굳이 동료를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으로 철학자는 두 가지 길을 걸어왔다. 하나는 고독한 사색가의 길이다. 홀로 깊이 사유하며 진리에 도달하려는 수행자의 모습이다. 다른 하나는 스승과 제자, 혹은 같은 학파의 동지들과 함께 진리를 탐구하는 길이다. 그런데 오늘날 철학은 이 두 가지 길과는 다른 관계를 요청한다.
우리는 더 이상 같은 진리를 공유하는 사람들끼리만 대화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세계관, 서로 다른 가치관,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다원화 시대 속에서, 기후위기 앞에서, 민주주의 위기 한가운데서 우리는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는 이웃들과 공존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같은 신념을 가진 동지 관계도, 진리를 전수하는 사제 관계도 아니다. 서로 다르지만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 즉 동료와의 관계다.
─ ‘들어가며’
“철학자가 되고 싶은 건가요?”
남다르게 철학책에 집착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동료 편집자가 이렇게 물었을 때 나는 그저 웃어넘겼다. “그러게요, 대학원부터 가야 하나…….” 혼자 종종 생각하던 문제이긴 했다. 나는 철학자가 되고 싶은 편집자인가? 아마추어로 철학 공부를 하는 게 즐거운가, 아니면 좀 더 전문적인 훈련을 해서 새로운 철학이나 연구를 내놓고 싶은가? 철학에 관해 글을 써야 할 때마다 늘 떠오르는 질문이다.
노동자이면서 동시에 노동자가 아닌 삶을 열망한다는 것. 직업적 정체성에 매여 있으면서도 그것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실험한다는 것. 어쩌면 이것은 지극히 보편적인 경험일지도 모른다.
─ 1장 ‘누구나 철학자가 되는 밤’
경상도에는 박정희 정권이 만든 경부고속도로나 경주 보문관광단지, 구미 산업단지가 건재하며 그런 업적을 기념하는 박정희 동상이 각지에 존재한다. 단순한 상징적 기억이 아니라 세대를 넘어 전달되는 민간전승과 물질적 현실의 차원에서 일상의 분위기 속에 스며들어 있는 셈이다. 서울 토박이 편집자에게는 다소 기이해 보이는 ‘숭배’에도 단순한 믿음으로 환원되지 않는 그 나름의 깊은 이야기와 역사가 있다. 지역의 사람들이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자랑스러워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들의 생각과 신념을 바꿀 수도 없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 이전에 존재하는 자부심과 수치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2장 ‘경주로 되돌아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