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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37857591
· 쪽수 : 536쪽
· 출판일 : 2017-09-01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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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배 안 고파.”
그제야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 그의 눈에서 조용한 혐오감이 드러났다. 나는 울고 싶은 기분을 꾹 억눌렀다. 이 공허함이 그의 분노보다 더 끔찍했다. 내가 그토록 열심히 쌓아올렸던 모든 것들이 정말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가 다시 술을 마신다 해도 상관없었다. 그저 예전처럼 나를 사랑해 주길 바랄 뿐이었다. 그는 심지어 그가 뛰쳐나간 후에 내가 뭘 했는지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내가 얼마나 바빴는지. 내가 어떤 모습인지.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눈물이 다시금 솟았다. 내 안에 바닥없는 눈물샘이 있는 것 같았고, 나는 깊게 숨을 들이켜서 그것을 억누르려고 노력했다. 이 일이 힘들 거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감정을 억눌러야 한다. 최소한 루이즈는 안 된다고 말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그녀는 선량한 마음을 가졌으니까. 그녀는 좋은 사람이다. 내 이야기를 하고 그를 집에 보내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취했겠지. 취하면 자제력을 잃기가 쉽다. 우리 모두 그 정도의 죄는 저지른다. 그녀가 그와 잤다는 건 정말 싫고, 거기에 내가 이렇게 상처받는다는 사실도 싫지만, 그래도 그녀를 탓할 수는 없다. 그녀는 나를 만나기 전에 그를 먼저 만났고, 욕망에 이미 불이 지펴진 상태니까.
“아, 그 사람은 날 사랑하죠. 그게 무슨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나의 연약한 친구를 떠올렸다. 전화를 받기 위해 서두르고, 약을 먹고, 저녁 식사를 조리하는 그녀를 떠올리자 화가 났다. 어떻게 그녀를 이런 식으로 대할 수가 있지? 이렇게 경멸조로?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녀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 놓아 줘야지. 그녀가 받아 마땅한 대접을 해 줄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게.
“집에 가요.”
내가 냉정하게 말했다.
“집에 가서 당신 부인과의 문제를 정리해요. 지금은 도저히 받아줄 수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