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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37888991
· 쪽수 : 616쪽
· 출판일 : 2017-09-27
책 소개
목차
서문
1~18장
후기
리뷰
책속에서
“그래, 구체적으로 어떤 걸 실행에 옮기겠다는 건가?” 교수가 물었다.
재스퍼는 침착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자율권만 주신다면, 제가 전장에서 만들어낼 효과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대포도 만들어낼 수 있고, 유령선이 바다를 항해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드넓은 평원에 군대가 꽉 차게 할 수도 있고, 전투기가 눈에 안 보이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수백 미터 상공에 떠가는 구름에 히틀러가 화장실에 앉아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을 투사시킬 수도 있습니다.”
예정된 날, 육군에서 가장 개성 강한 군인 중 72명이 마스켈린의 부대에 자원하기 위해 막사 앞에 나타났다. 일부는 호기심에 찾아왔지만, 대다수는 필요에 의해 온 것이었다. 현재 배정받은 부대나 직위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는 자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영화계에 종사했던 저돌적인 성향의 군인, 향수 제조가, 안경사, 테스트 크리켓 선수, 만화책 삽화 작가 등이 있었고, 정치인도 두 명이나 있었다. 또한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하사관도 한 명 있었는데, 녹스는 “그렇다면 우리가 왜 자네를 채용할 수 없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군.”이라고 언급하며 정중하게 그를 제외시켰다. 자신이 화장실 대기 줄에 서 있다고 착각한 상병도 한 명 있었다.
“우리가 그걸 위장해주길 바라시는 겁니까?”
바커스가 그를 엄숙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자네들이 그 장소를 숨겨서, 심지어 나룻배를 타고 가는 파루크왕도 항구가 어딘지 찾을 수 없게 해줬으면 좋겠네.”
재스퍼는 검지로 장난스럽게 모래를 저어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알렉산드리아 항구는 지금까지 그 어느 마술사도 공연해본 적이 없는 엄청 큰 무대였다. 마술사 경력 내내, 그는 오토바이, 여성, 상자, 심지어 가끔은 코끼리까지 사라지게 했지만, 항구 전체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게다가 그에게는 그 마술이 가능하도록 도와줄 가짜 벽이나 낙하문, 검은 벨벳 커튼 같은 것도 없었다. 그 도전이 재스퍼를 흥분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