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부

전화번호부

- 심사평
- 해설
- 작가의 말

대빵은 혼잣말을 중얼거리다가 마치 무언가에 취한 사람처럼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아마 전화번호부를 뒤적이다가 김윤희라는 이름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그 이름을 감미롭게 음미하는 모양이었다. 또한 처음 만나자마자 여관방으로 직행하는 요즘 남녀들처럼, 아마도 대빵은 전화번호부에서 김윤희라는 이름을 발견하자마자 먹음직스러운 유방이며 엉덩이 등을 상상하며 대뜸 김윤희가 바로 코앞에 있기라도 한 듯한 태도였다. 우리는 느닷없는 대빵의 그런 모습을 보고 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비좁은 방 안에서 무려 6년여를 갇혀 있더니 드디어 대빵이 머리가 돌아버리기 시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마저 들었다. - 본문 65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