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팔팔

몸이 들썩들썩
쓰레기 괴물은 너무해
잘 가, 스티로폼
제비꽃과 함께 탈출
흙도 건강 진단을?
흙 박사 아저씨
으악! 농약은 무서워
맨발로 콩콩콩
특별한 한 줌 흙
흙이 궁금해요

할아버지가 경운기를 몰고 와서 경운기에 달린 양수기로 물을 퍼올렸어. 구멍을 촘촘하게 뚫은 고무관으로 밭에 물을 시원하게 휘휘 뿌려줄 때만 해도 아무 걱정이 없었지.
새댁이 할머니는 매일 와서 밭고랑 사이에 엎드려 잡풀을 뽑고 또 뽑아 냈어. 갑자 이랑에 흙을 북돋아 주기도 했지. 아, 내 몸에 와 닿는 할머니 손은 처음에 느꼈던 것처럼 천사의 손이었지 뭐야.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는 밭에 세상에, 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가 알을 깠지 뭐야. 밭 여기저기에서 흙들이 소리쳤어.

-본문 pp.65~66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