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없는 내기

“당신은 아주 쉽게 떠나 버렸지.”
날카로운 고통이 케빈의 뱃속을 찔렀다. 케빈은 카라가 아직까지 자신에게 상처를 줄 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녀를 다시 보니 그 씁쓸한 추억이 전부 되살아났다.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쉽지는 않았어.”
카라는 간신히 숨을 들이켠 다음 작은 서류 가방을 열고 이혼 서류를 꺼냈다.

“이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잊고 서류에 사인만 하면 당신과 난….”

“끝나는 건가?”

“그래. 제발, 케빈. 지금까지도 충분히 힘들었어.”

“말했잖아. 난 당신과 1주일을 함께 보내고 싶어, 카라. 내 펜트하우스에서 1주일. 그러면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하겠어.”

“그렇게는 못해.”

그가 그녀의 팔목을 잡고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팔 안쪽을 쓰다듬었다. 카라의 팔에 소름이 돋자 케빈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혼하고 싶다면 그 대가를 치러야지.”